복제약 전문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 시장에선 참담한 실적에 그치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복제약 영업 풍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27일 의약품 시장조사업체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테바의 한국법인인 한독테바의 지난해 처방액은 38억원을 기록했다. 전세계 1위 복제약 업체인 테바는 국내사 한독과 손잡고 2013년 한독테바를 설립했다.
노바티스의 복제약 전문 계열사인 산도스의 지난해 전문의약품 처방액은 9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 2005년 진출했지만 복제약 사업은 1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화이자는 복제약 전문 브랜드인 화이자바이탈스를 2012년 국내에 선보였다.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브이'가 지난해 38억원으로 가장 높은 처방액을 보였다. 나머지 제품들은 10억원 미만이다. 3년 동안 신제품 발매도 20여개에 그쳤다.
알보젠코리아는 지난해 852억원의 처방액을 올렸다. 글로벌 복제약사인 알보젠은 2012년 근화제약, 2014년 드림파마를 연이어 인수하면서 국내에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2014년 이후 현재까지 알보젠코리아의 신제품 허가는 46개에 불과해 근화제약과 드림파마의 처방액이 그대로 편입된 것으로 보여진다.
글로벌 복제약 제약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참패하는 이유는 국내 제약사의 제품과 차별점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글로벌사들은 국내에서 오리지널 신약 중심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오리지널약은 진보성과 혁신성을 가지고 있어 시장성이 높다.
반면 복제약은 글로벌사나 국내사가 만든 제품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세계적인 제약사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복제약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처방을 유도할 요인이 낮다는 것이다.
국내사에 영업망이 밀리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사는 글로벌사보다 2~3배 많은 영업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사는 동네의원 영업에도 공을 들이는 반면 글로벌사는 한정된 인력으로 인해 주로 종합병원 영업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제약은 각각 동일한 제품으로 수백개 회사들이 경쟁을 펼치는 시장"이라며 "글로벌사라는 지명도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