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의 한 표가 향후 4년간 대한민국의 방향을 결정한다. 그래서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정치인들을 싸잡아 욕해도 투표는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현재 예비후보들은 이런 우리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자신을 알리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 지역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아울러 그 일을 할 수 있는 적임자가 바로 자신이라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하나 같이 우리 지역에 꼭 필요한 인물이고 적임자 같아 보인다.
그런데 어떤 지역은 이런 일반적인 분위기와는 다르게 선거판이 돌아가는 것 같다. 그 지역 일꾼이 자신이라고 말하기보다 자신이 누구랑 친하다는 것을 더 알리고 싶어 하니 말이다. 그렇다. 부르기도 유치한 대구지역의 ‘진실한 친박(진박)’ 논란을 이야기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국민들이 나서서 진실한 사람을 뽑아 달라’고 노골적으로 언급한 이후 ‘진박’이 누구인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지난 20일 이른바 진박을 자처하는 대구지역 출마 예비후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집단행동을 결의했다.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 등이다. 이들은 앞으로 대구 발전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행동을 같이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진박 마케팅이 본격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신이 일했던 정권의 성공을 기원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출사표를 던진 지역이 대구라는 점이다. 이곳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 불리는 곳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높다. 이들이 진박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치를 처음 시작하려는 신인들의 ‘대통령 팔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박과 비박 논란이 거세지면서 대구지역 민심은 이미 여러 갈래로 찢겨나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에서 3선을 지낸 박창달 전 의원은 지난 24일 “당원보다 양지에서 놀다 온 인사들만 우대한다면 누가 당을 위해 희생하겠냐”며 당을 박차고 나왔다.
이제 선택은 대구시민들의 몫이다. 지역 현안에 무지하고 정책 아이디어도 부족한데 단지 대통령과의 인연만 앞세우는 사람을 우리 지역의 일꾼으로 뽑아도 될지 선택은 대구시민의 몫이다.
정치부 최용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