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 북한 의도는

입력 : 2016-01-28 오전 10:28:05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와 정보당국의 평가가 나왔다. 북한이 발사를 감행할 경우 지난 6일 4차 핵실험에 이어 또 한 번의 격랑이 한반도 정세에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27일 일본 정부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1주일 안에 발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최근 며칠 동안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미사일 발사대에서 발사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의 빌 어번 대변인은 이같은 보도의 진위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은 채 북한에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사일 발사 동향을 보고받은 것이 있냐’는 질문에 “아직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정 대변인은 청와대의 입장을 밝힐 상황도 아니라고 말했다.
 
한국의 정보당국은 동창리 발사장에서 차량과 사람들의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상태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하반기 로켓 발사 움직임을 보였지만 중국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상무위원이 10월 평양을 방문해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발사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6일 4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현재 그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 결의안이 논의되고 있는 와중에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북한은 1~3차 핵실험 때에는 장거리 로켓 발사를 먼저 한 후에 핵실험을 했지만, 이번 4차 핵실험에 앞서서는 발사를 하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을 하긴 했지만, 핵실험 후에 다시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도 제기되어 왔다.
 
핵실험에 따른 안보리 제재가 논의되는 와중에 북한이 로켓 발사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제재는 우리의 행동을 바꾸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이 결국 발사를 강행한다면, 현재 ‘강력한 대북 제재를 해야 한다’는 한·미·일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평화·안정’과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중·러의 입장을 난처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북한이 지난 2012년 12월12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하는 장면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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