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이 최근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의 합류로 지지율 상승 계기를 마련한 듯 보였지만 오히려 지지율은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1월 넷째 주 여론조사 결과(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를 참조)에 따르면 새누리당 39%, 더불어민주당 20%, 정의당 3%, 국민의당 12%, 없음·의견유보 25%였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주에 비해 각각 1%포인트 상승한 반면, 국민의당은 1%포인트 하락했다.
또한 국민의당은 호남 지지율에서도 더민주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은 29%였고, 국민의당은 25%를 기록했다.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은 전주 26%에서 25%로 1%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의당은 25일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와 통합을 선언했고, 26일에는 박주선 의원이 합류하는 등 다른 야권 세력과 연이어 통합을 이뤄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결과적으로 국민의당은 신당과의 통합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한 셈이다.
국민의당은 기세가 주춤해진 분위기를 전환하고 제3당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야권 신당과의 통합에 속도를 냈다. 국민의당에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라는 현실적 목표도 감안된 것이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당사에서 열린 기획조정회의에서 “국회에서 실종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선 강하고 실력있는 원내 3당이 있어야 한다”며 “국민의당은 조만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당은 김민석 전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도 당에 합류시키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지원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 등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현역인 박지원 의원은 국민의당의 영입 ‘1순위’로 꼽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박주선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박지원 의원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세를 가지고 있는 분이고 박 의원에 대해 지지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며 “당연히 (우리 당에) 합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세 불리기가 곧바로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잇따른 통합 이후에도 지지율 상승이 없다면 한동안 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날 “(다른 야권 세력과의 통합 이후에도) 국민의당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당 운영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이 29일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린 기획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