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청약시장 절반 선방…"일짜 입지에 호성적 거뒀지만…"

18개 단지 중 9개 단지 1순위 마감
"입지 좋은 곳만…아직 본격적인 시장 안 열려"

입력 : 2016-01-31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성재용 기자] 1월 신규아파트 분양시장이 선방했지만, 미분양 물량 급증으로 과잉공급 우려가 현실화된 만큼 앞으로의 흐름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월 한달 아파트 청약접수 결과 유효청약 기준 4220가구가 일반에 공급됐으며, 총 4만8778명이 청약, 평균 1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전체 18개 단지 가운데 절반인 9곳이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대구범어 효성해링턴 플레이스'가 146대 1로 단지별 최고경쟁률을 기록했으며 ▲e편한세상 대신 125대 1 ▲신반포 자이 33대 1 ▲광주 봉선로 남해오네뜨 18대 1 등이 높은 수치로 1순위에서 청약접수를 마쳤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1순위로 마감된 단지들은 대부분 입지적으로 탁월하다보니 수요가 있는 단지들로, 청약결과가 잘 나온 것 같다"면서도 "대체로 1월 물량의 경우 전년 사업이 미뤄진 것이어서 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본격적인 분양시장이 설 연휴 이후에나 열리는 만큼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작년 1월 분양시장과 비교해보면 공급물량(1만160가구)은 58%, 청약자 수(10만3731명)는 52%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말 기준 미분양 물량이 전년(4만379가구)에 비해 152% 증가한 6만1512가구로 집계됐다고 밝히면서 과잉공급이 현실화된 만큼 1분기 경쟁률이 반짝 수치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증가 속도가 빠르다. 미분양 속성상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이 8만가구에서 16만가구로 증가하는데 1년 밖에 거리지 않았지만, 해소에는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년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 공급과잉이 불러온 공급조절에 대한 경고 시그널"이라고 덧붙였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미분양이 늘어나면 건설사의 재무건전성, 나아가 부동산시장의 심리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분양물량 급증에 따른 파급효과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주택수요가 움츠러들면서 건설사들도 공급물량 조절에 나서는 등 지난해 비정상적으로 과열됐던 분양시장이 정상화 과정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원장은 "본격적인 성수기로 꼽히는 설 연휴 이후 미분양 증가 여부가 올해 분양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며 "미분양 급증이 건설사에 공급 축소 압력을 작용해 자율적인 수급조절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1월 청약시장이 예상 외로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공급물량이 많지 않았던 데다 새해 청약시장이 제대로 열리기 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짝' 호성적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은 최근 분양된 한 견본주택.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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