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경기도 신도시에 미분양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현대건설(000720),
현대산업(012630)개발,
대림산업(000210) 등 빅브랜드 건설사가 대규모 분양에서 나섰지만 돌아선 청약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순위 내 마감이라는 보여지는 성적과 달리 당첨자들이 계약서에 도장 찍기를 거부하며 미계약 미분양이 빠르게 늘고 있다.
2일 경기도에 따르면 12월 경기도 총 미분양은 2만5937가구로, 전월 2만1809가구보다 18.9%, 4128가구 늘었다. 기존 미분양이 일부 해소됐지만 연말 쏟아진 신규 분양물이 주인을 찾지 못하며 미분양이 늘었다.
특히, 동탄2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 일산신도시 등 인기 신도시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집중 발생했다.
대림산업은 동탄2신도시 A45블록에서 1526가구를 분양했지만 401가구가 미분양됐다. 청약 당시 평균 2.3대1, 최고 66.0대1의 경쟁률로 2순위 마감했지만 26.2%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또한 동탄2신도시에서는 반도건설이 A98블록에서 분양했던 유보라 아이비파크9.0도 689가구 중 413가구가 계약에 실패했다.
지난해 1월 1가구에 불과했던 동탄2신도시 미분양은 1528가구로 급증했다. 이달 초 신안종합건설이 계약률 부진으로 분양을 취소하지 않았다면 동탄2신도시 미분양은 2400가구 대로 올라간다. 최근 동탄2신도시는 신안종합건설의 분양취소에 이어 부영주택이 A31블록에서 할인분양에 나서는 등 2012년 첫 분양 후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는 현대건설이 사고를 쳤다. 현대건설은 운정 힐스테이트 2998가구를 분양했지만 2791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계약률은 6.9%에 불과하다. 운정 힐스테이트로 인해 1545가구였던 파주시 미분양은 4285가구로 늘었다.
현대건설이 평택 세교지구 2-1Q블록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평택2차 역시 미분양이 터졌다. 분양분 1443가구 중 723가구가 미분양이다. 분양분의 절반이 넘는 집이 팔리지 않았다. 1·2순위 청약 총 3549명이 접수, 평균 2.48대1로 전평형 마감했지만 모두 계약으로 연결시키는데 실패했다.
현대건설은 12월 파주와 평택에서 총 3514가구의 미분양을 냈다. 3.3㎡당 평균 900만원에 평균 공급평형 84㎡를 적용했을 경우, 산술적으로 8050억원을 팔지 못한 셈이다.
일산신도시 인접지인 일산동구 중산동에서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센트럴아이파크는 1802가구 가운데 573가구를 팔지 못했다. 1순위에서 1144가구 미분양 후 2순위에서 힘겹게 청약을 마감했지만, 당첨자들의 계약 포기가 속출하며 1/3이 넘는 주택이 계약되지 못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소비자들의 판단이 냉정해지고 있다. 청약 분위기와 달리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데 신중해지고 있다"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아직 실현되지 않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탄2 한 단지는 2순위 청약 마감했지만 26%가 미계약으로 다시 시장에 나왔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