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 해외수주 ↓…"저가수주 지양"

작년 수주액, 전년대비 39% ↓…저유가·선별수주 때문
"올해도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경영 주력"

입력 : 2016-02-02 오후 3:41:46
[뉴스토마토 성재용 기자] 국내 5개 대형건설사들의 지난해 해외수주액(25조1701억원)이 전년의 60%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저유가 지속으로 발주물량 자체가 줄어들면서다. 건설사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무분별한 수주를 지양하고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 수주에만 나설 것으로 보인다.
 
5개 대형건설사들의 잠정실적 결과 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해외수주액은 전년에 비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GS건설(006360)의 경우 2014년 6조9020억원에서 2015년 2조994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현대건설(000720)도 50%가량 감소했으며, 대림산업(000210) 32%, 대우건설(047040) 20%, 삼성물산(000830)은 6% 하락했다.
 
건설사들의 해외수주가 줄어든 것은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중동 지역 발주량 감소와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수주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가격경쟁력 등을 내세운 인도, 중국 등이 활발하게 수주활동을 벌이면서 경쟁이 심화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과거 일부 현장에서 저가에 수주한 현장들이 지금까지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공격적인 수주로 재무건전성에 위기를 겪었던 만큼 몸집만 불리는 수주 양상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내수주액은 1.6배가량 증가했다. GS건설이 2.4배 늘어난 10조3900억원을 기록했으며, 대림산업 1.7배, 대우건설 1.4배, 삼성물산·현대건설 1.3배 등으로 조사됐다.
 
이렇다보니 전체 수주액에서 해외수주 비중도 줄어들었다. GS건설이 1년 사이 39%p 줄어든 22%에 그쳤으며, 현대건설 -23%p, 대림산업 -15%p, 대우건설 -11%p, 삼성물산 -9%p 등도 비중이 감소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100% 낙찰에 성공하면서 국내 수주량이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며 "반면, 해외는 수익성 위주로, 까다롭게 접근하다보니 작년보다 수주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가하락 등으로 예상됐던 해외 발주가 연기되면서 해외 비중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다른 건설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올해는 국내외 균형을 맞춰나가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들 건설사들은 올해 주택공급 과잉, 주택담보대출 규제, 미국발 금리인상 등 국내 부동산시장에 닥칠 3대 악재 영향으로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경영에 힘쓰는 분위기다.
 
현대건설은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과 인프라 중심의 대량 발주가 기대되는 독립국가연합(CIS) 지역과 중남미 등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주를 늘릴 계획이다. 올해 목표 수주액은 지난해보다 38% 늘어난 27조3300억원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적자를 낸 삼성물산은 "양적인 확대를 지양하고 경쟁력 있는 시장에 집중해 수익성과 내실화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핵심 전략 국가에서 초고층빌딩, 교통인프라, 항만, 발전 분야에 집중키로 했다.
 
대우건설은 전체 매출에서 해외수주 비중을 지난해 31.5%에서 올해 36.4%까지 올린다는 목표다. 올해 신규 수주액(12조2000억원) 중 해외 비중을 43.8%로 잡았다. 특히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했다. 대우건설 측은 "올해는 외적 성장보다 질적 개선에 주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대형건설사들의 해외수주액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각 사.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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