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지속가능발전목표(이하 SDGs)는 2030년까지 향후 15년간 유엔을 국제사회의 빈곤퇴치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지침으로 역할하게 된다. SDGs는 모두 17개의 목표(Goal)와 169개의 세부목표(Target)로 구성돼 있다. SDGs는 지구와 사람을 위한 21세기 새로운 발전 계획이고, 그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협약이다. 하지만 SDGs는 아직 생소하고 어렵다. 목표, 세부목표, 검토지표도 많다. 개별 국가와 지방 정책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SDGs에 대한 이해와 공유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목표 1> ‘모든 형태의 빈곤 종식’은 영양, 교육, 보건에서부터 양질의 일자리, 표현의 자유까지 빈곤의 모든 면을 포함하고 있다. MDGs에서는 절대빈곤의 해소가 핵심목표였다면, SDGs는 빈곤의 다면성과 사회보호(social protection)의 개념이 세부목표들로 제시돼 있다.
여기서 빈곤은 ‘핵심적인 능력, 즉 건강하고 장수하는 삶, 지식, 경제적 자원 그리고 지역사회 참여 가능성 등을 박탈당함(유엔개발계획)’, ‘경제적 기회, 교육, 보건과 영양과 권한부여 및 안전에서의 인적 박탈 상태(세계은행)’를 의미한다. SDGs는 빈곤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불평등, 인권, 평화, 환경, 에너지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경제성장, 생산·소비 개혁, 일자리, 지속가능 농업발전, 인프라 개발과 산업화, 거버넌스와 제도개선 등을 제시한다.
<목표 1>은 ‘2030년까지 전 인류의 절대빈곤 퇴치’를 목표로 총 7개의 세부목표로 제시돼 있다. ‘하루 $1.25(PPP) 이하의 인구비율(성별, 연령 집단별로 세분화된)’은 세부목표의 검토지표로 제시된다. SDGs의 검토지표는 현실적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9월 세계은행(WB)이 빈곤층 기준선을 일일소득 1.25달러에서 1.90달러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하루 수입 1.92달러를 기준으로 추산한 세계 빈곤층 규모는 기존 대비 1억4800만명이 더 늘어나게 된다.
또 다른 세부목표는 ‘2030년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국가별 빈곤 정의에 따라 모든 면에서의 빈곤인구 50% 감축’이다. 연령 집단별로 세분화된, 국가 빈곤선 이하에서 살아가는 인구비율과 다차원 빈곤 지수(MPI)는 검토지표로 제시됐다. 이 지표가 소득빈곤 이외 빈곤의 깊이나 빈곤층 내의 불평등, 차상위 인구의 빈곤 심각성과 같은 빈곤 다면성을 포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실제적인 빈곤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지표를 보완하는 작업, 모니터링할 수 있는 데이터와 통계를 보완하고 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실천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SDGs는 경제, 환경, 문화와 사회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 통합적 발전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세부목표(1.3)는 ‘최저생계유지 등을 포함한 나라별로 적절한 사회보호 최저선(social protection floors) 설정과 정책이행, 빈곤층과 취약계층에 실질적인 혜택 제공’이다. 세부목표 실행을 위한 효과적인 사회보호 프로그램 계발과 역량 강화, 서비스 접근성 확대는 빈곤 경감과 사회적 취약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세부목표(1-4)는 ‘모든 남녀, 특히 빈곤층과 취약계층이 경제적으로 활용 가능한 자원과 기초 서비스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강조하며 ‘기타 자산에 대한 소유권 및 통제권 보장(1-4)’을 제시한다.
<목표 1>은 ‘빈곤층과 취약계층의 회복력 구축’ 외에도 ‘기후 관련 재해와 기타 경제·사회·환경적 충격과 재난에 대한 노출과 취약성 경감’(1-5)을 세부목표로 제시한다. 이는 SDGs가 사회발전, 경제성장, 환경보호의 3대 분야의 조화를 지향함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SDGs는 목표 달성의 원칙으로 세대 간 형평성, 삶의 질 향상, 사회적 통합, 그리고 지구촌 구성원의 책임 등을 강조한다. 17개 각 목표는 세부목표 이행을 위해 필요한 자원의 확보, 정책프레임워크 수립이라는 책무도 있다. <목표 1>은 이행수단과 관련해서 ‘빈곤의 종식을 위한 개발협력 강화를 포함한 다양한 자원의 활용보장'(1-a)과 ‘친빈곤적이며, 성차를 고려한 개발전략을 기초로 국가적·지역적·국제적 차원의 건전한 정책 프레임워크 수립'(1-b)을 세부목표로 제시한다.
SDGs는 지나치게 사회발전 중심으로 접근했던 MDGs(새천년개발목표)의 한계와 불균형을 해소하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모호하고 구체성이 떨어지거나 중복되는 세부목표와 지표도 있다. 책무구조에도 한계도 있다. 하지만 지구, 국가, 지방의 지속가능성의 새로운 전기를 만드는 기회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SDGs에 대한 이해와 공유를 바탕으로 한국적-지방적 맥락에서 재구성하고, SDGs 실행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이창언 방송대 문화교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