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이 넘는 고가 수입 책가방에서 유해물질이 대거 검출됐다. 수입브랜드 가방 제품의 경우 품질표시도 미흡해 안전성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서울 YWCA는 어린이 책가방 21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내분비계 장애물질인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치의 89배가 초과하는 등 일부 제품이 안전 기준을 크게 벗어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에서 수입한 '쿨비타 란도셀' 책가방에서는 측면 비닐 파이핑에서 기준치의 89.4배에 달하는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검출됐다. 또 이 가방의 아래쪽 가방끈 연결 부위 금속 리벳에서는 기준치의 1.3배인 니켈도 검출됐다. 이 가방의 가격은 35만9000원이었다.
또 가격이 14만8000원인 '닥스키즈' 제품은 은색 코팅 인조가죽에서 기준치의 3.1배가 넘는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검출되기도 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10만원 미만인 제품들은 품질과 안전성이 모두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진선 YWCA 간사는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자녀가 한 명인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고가 수입품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인터넷몰을 통해 구입한 고가 수입 브랜드 제품은 품질 표시가 제대로 돼 있지 않고 안전성 기준에도 적합하지 않는 제품이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란도셀 제품은 취급주의 사항, KC 마크표기 사항이 누락됐고, 독일 브랜드인 '스카우트슐란젤' 역시 섬유의 조성·혼용률, 제조연월, 취급주의 사항, KC 마크 표기사항 등이 빠져 있었다. 또 두 제품 모두 한글라벨 없이 원어라벨만 부착하고 있었다.
한편 조사 대상인 21개 가방은 모두 봉합강도, 부착강도, 지퍼내구성 등 3개 항목에서 KS표준에 적합했다. 하지만 성장기 과정에 있는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무게는 제품별로 최대 3.1배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간사는 "막연하게 가격이 제품의 품질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어린이의 키와 나이 등을 고려한 적절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제품별 안전기준 부적합 부분. 자료/서울 YW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