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는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엔저에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비용 부담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유럽 등 장거리 여행객의 발걸음은 눈에 띄게 줄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하나투어(039130)를 이용한 국외 여행객 30만3000명 중 절반 가까이(40.7%)가 일본을 찾았다. 전년 동월 대비 76.6% 급증한 수치로, 오사카와 오키나와 지역 자유여행과 남큐슈의 패키지 수요 증대가 견인했다.
모두투어(080160)의 1월 송출객 13만6000명 중 4만명 가까이도 일본으로 향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유럽 여행객이 20% 넘게 하락한 가운데, 일본 송출객이 25% 늘면서 부진을 상쇄했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동남아 송출객도 소폭 줄었다.
같은 기간 유럽 송출객 추이(하나투어 -28.4%, 모두투어 -24.7%)를 보면 일본의 성장세는 확연해진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파리 테러 이후 불안심리가 더해지면서 신규 유입 고객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럽 수요가 회복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설 연휴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이들도 일본을 첫손에 꼽았다. 이달 5일부터 10일까지 하나투어의 해외 패키지 여행상품을 구매한 고객 3만7300명 중 27%가 일본을 택했다. 모두투어의 설 연휴 모객에서도 일본(22.9%)이 중국(17.2%)보다 앞서며, 지난해(중국 21.9%, 일본 20.0%)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엔저와 저유가로 일본여행 상품값이 저렴해지면서 일본행 발길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겨울여행의 선호지역으로도 꼽힌다. 한 관계자는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쇼핑과 맛기행을 위해 큐슈와 오사카 등으로 떠나는 수요가 크게 늘었고,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주고쿠와 호루리쿠 등 소도시 지역의 수요층도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관광산업진흥정책도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공항과 항만,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비자 발급 요건 완화와 함께 소비세 면제 품목을 확대해 관광 경쟁력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일본은 한국과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대, 53년만에 여행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일본 여행객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엔화가 100엔당 1000원을 돌파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여행 수요를 감소시킬 만한 요인은 아니다"라며 "주말 등을 이용한 자유여행객 증가로 가까운 일본으로 단거리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아사쿠사 센소지. 사진/일본정부관광국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