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1100억원 규모의 만성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 개량신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허를 깨고 내년에 개량신약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지널약보다 최소 10% 저렴한 약가를 형성해 환자 약값 부담금도 줄어들 전망이다.
연 3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만성 B형간염치료제 시장은 2개 오리지널약이 시장을 양분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처방액은 BMS의 바라크루드가 1500억원, 비리어드가 11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의약품 시장조사업체인 유비스트로 실적이 집계되는 9000여개 전체 전문의약품 중에서 바라크루드가 1위, 비리어드가 3위에 올랐다.
바라크루드는 지난해 10월 특허가 만료됐다. 처방액 1위 의약품인 만큼 복제약 허가도 최대 규모다. 복제약 허가는 70여개사의 140여개 제품에 달한다. 비리어드는 성분에 대한 원천특허(물질특허)가 2017년 11월까지 특허가 남아 있다. 약물의 안정화나 성분 배합 방법 등에 대한 후속특허(조성물특허)도 2018년 11월까지 등록했다.
국내사들은 후속특허를 회피해 개량신약을 내년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개량신약은 단순 복제약과 달리 기존 약물의 구조나 제제, 용도 등을 변형시킨 약물이다. 5개사는 길리어드를 상대로 지난해 제기한 특허심판에서 승소해 개량신약 출시 가능성을 높였다.
특허만료일이 1년 정도 남아 있어 다수의 제약사들이 비리어드 개량신약 개발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특허소송은 5개사 외에도 14개사가 특허심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개량신약이 출시되면 환자의 약물 선택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개량신약은 오리지널약보다 10% 정도 인하된 약가를 부여받는다. 현재 비리어드의 1정당 약가는 4910원이다. 비리어드는 보험급여 약물로 환자는 30%만 내고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1년치 오리지널약의 환자 본인부담금은 약 54만원이다. 1년 최대 48만원을 내면 개량신약을 복용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일부 국내사들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 저렴한 약가에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비리어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물이어서 국내사들이 후속약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며 "내년에 비리어드 개량신약들이 출시돼 영업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사들이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의 개량신약 개발에 착수했다.(사진제공=길러어드사이언스코리아)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