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초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교전으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가 올해 동유럽 지역에 대한 군사력을 증강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나토를 주둔하는 친서방 세력 강화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신 냉전 체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옐스 슈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국방장관회의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회의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동유럽 지역의 군사력 증강을 추진하기로 했다.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 총장은 나토 국방장관들이 동유럽 동맹국에 다국적군 전력을 증강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슈톨텐베르크는 첫 번째 세션 회의를 마친 기자회견에서 “동맹국 하나에 대한 공격은 전체 동맹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된다”며 “동유럽 전력 증강은 나토의 집단 방위 의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는 오는 7월 8~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나토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동유럽 전력 증강 계획을 최종 승인할 계획이다.
이 같은 결정은 연초부터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러시아 반군과 친서방 정부군의 교전이 잦아지자 동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나토의 안전 보장을 원함에 따라 이뤄졌다.
지난달 폴란드의 새 우파 정부는 나토의 군사력 증강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는 러시아 군사력이 강화되자 나토군과 미군이 동유럽에 계속 머물 것을 청한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이 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강화한다고 밝힌 데 이어 동유럽에서의 나토군 전력 증강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과 나토의 정책이 유럽 안보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군을 대변하는 나토와 러시아의 대립으로 신 냉전 시대로 복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야후뉴스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 경제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새로운 냉전시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