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 내각 출범 이후 경기 회복과 디플레이션 탈출에 대한 기대가 컸던 일본 경제가 최근 경기 하방 우려가 커지면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아베노믹스의 대표작인 엔화 약세와 증시 강세가 동시에 흔들리면서 비관론이 짙다.
저성장 기조 속 경제활력 약화, 디플레이션 우려 상존, 고령화·저출산 등 경제·사회적으로 일본과 유사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이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현대경제연구원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아베 내각 출범 직후인 지난 2013년 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였던 일본 경제는 2014년 4월 소비세 인상 이후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경기 회복세는 미약했고 최근 들어사는 경기동행 및 선행지수도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향후 경기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타개하기 위해 아베 총리가 화살에 비유하며 내놓은 세 가지 핵심정책인 금융·통화 완화, 재정 확대, 구조개혁(성장전략)은 성과가 당초 기대에 못미치면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첫 번째 화살인 금융·통화 부문의 양적·질적 완화는 통화량 증대로 인한 엔저 기조 정착과 물가 상승률 달성이라는 성과는 있었지만, 대외 거래 실적은 악화됐다는 평가다.
두 번째 화살인 재정 확대도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나 재정건전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 이사대우는 "아베 내각은 총 네 차례에 걸쳐 20조엔의 추경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추진했지만 대규모 세출이 이어지면서 재정수지 적자가 쌓였다"며 "결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중이 2015년 246%까지 상승했다"고 꼬집었다.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 역시 기업에서 가계로의 경제 선순환 고리 형성이 지연되면서 경제 성장과 물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부형 이사대우는 "일본경제 재생전략인 아베노믹스가 꾀했던 당초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일본과 유사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단기적이고 대중적인 경기 대책에서 탈피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 정책도 기본적으로는 국가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는 중장기 과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에서 운용하되, 정책 실기의 예방으로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일본 아베 신조 총리/사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