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아파트 '그린 경쟁', 어디까지 왔나?

대림산업, 업계 선도하며 ‘실용친환경’ 점화
현대·대우, 에너지절감·신재생 도입..삼성, 최첨단 기술개발중

입력 : 2009-09-04 오후 4:43:54
[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친환경·저에너지소비’ 아파트 경쟁에 돌입했다.
 
지난 90년대 후반을 전후해 ‘대형화·브랜드화’라는 큰 변화를 겪었던 아파트가 다시 새롭게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친환경·녹색성장의 기치를 내걸고 강력한 정책을 시행하자, 각 건설사들은 친환경 신상품 아파트를 내놓으며 적극적인 호응을 보이고 있다.
 
 ◇ 대림산업, ‘e편한세상’은 이미 미래형
 
가장 앞서가는 건설사는 열·빛·공기질 환경을 통제해 1㎡당 연간 3리터의 연료만으로 냉·난방을 해결하는 ‘에코 3리터 하우스’라는 에너지자립형 하이테크 건축물 개념을 내세운 대림산업이다.
 
대림산업은 이미 지난해 4월에는 에너지가 30% 절감되는 절약형 아파트(울산 유곡 e편한세상)까지 시장에 내놓았다.
 
업계전반이 환경개념 도입을 아직 망설이던 2003년 이미 친환경·저에너지 건축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시작한 대림산업은 수년 전부터 에너지 절약형 아파트를 공급 해왔는데, 지금은 짓고 있는 모든 아파트가 에너지 절약형이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내놓은 30% 절감형 아파트에 이어 올해는 40% 에너지 절감을 달성한 아파트를 내놓고 내년 목표는 기존 아파트에 비해 50%를 절약할 수 있는 아파트를 출시한다는 목표로, 경제성이 있는 실용적인 친환경 아파트를 건설해가고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대림산업이 2년 가까이 걸리는 아파트 건설 기간 중 공사 현장에 저에너지소비·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고 건축자재 활용 효율을 높이는 등 환경보호에 관한 목표를 결과 뿐 아니라 과정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쉽게 유행이 변하는 장식적인 요소를 줄이고 설계와 자재를 업그레이드해 아파트의 내구성을 더욱 강화하고, 벽체 시공 등에 두 채를 한 채로 만들거나 방과 거실크기를 손쉽게 변경할 수 있도록 구조 가변성을 높이는 등 아파트의 미래가치를 위해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진화시키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 현대건설, ‘카본-프리‘ 힐스테이트..2012년까지 50% 에너지 절감
 
현대건설은 친환경과 저에너지를 결합해 ‘카본-프리(Carbon-Free)’ 개념을 도입한 아파트를 내놓았다.
 
김포 고촌 힐스테이트에 처음 적용한 현대건설의 카본-프리 디자인은 건축과 단지조경 전반에 걸쳐 CO2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설계부터 생산, 관리까지 친환경적인 시스템과 재료를 사용해 친환경과 에너지 저감을 함께 고려했다.
 
단지내에 태양광 발전과 소형 풍력 발전시스템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시설을 설치하고 아파트 벽체에는 고단열재를 사용하고 30%정도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는 PVC와 삼중유리 시스템 창호를 협력업체와 공동개발해 적용했다.
 
현대건설은 ‘에코라벨(Eco Label)‘이라는 친환경 자재 등급기준을 수립해 친환경자재와 제품에 등급별 에코라벨을 부착해 상품의 차별화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비용을 고려한 지속적 에너지 개발로 아파트 외피시스템 분야 전체를 2012년까지 50%까지 에너지를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대우건설, 2020년까지 ‘푸르지오’..그린 프리미엄으로 업그레이드
 
대우건설은 국내 민간업체 최초로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2007년 목포 옥암 푸르지오에 적용해 하루 최대 600kWh의 전력을 생산해 공용전력으로 공급, 2008년 한해 가구당 20만원 정도의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얻었다.
 
대우건설은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주거상품을 적극 연구·개발·활용하기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태양광 블라인드 창호, 바이오가스 발전시스템, 태양광 집채광 시스템 등 그린 프리미엄 주거상품들을 개발해 실제 현장에 적용하거나 적용을 추진 중이다.
 
1단계로 올해 10월 분양예정인 청라 푸르지오에 30% 절감형 상품을 적용하고 2011년까지 절감율 50%, 2014년에는 절감율 70%를 달성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이와 같은 .‘그린 프리미엄’을 2020년까지 실제 상품으로 구현해 일반세대내에서 외부 에너지 사용량이 거의 없는 절감율 100%의 ‘제로 에너지 하우스(Zero Energy House)'를 만든다는 목표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 친환경 주택기술 총망라한 ‘그린 투모로우’
 
삼성물산은 ‘그린 주택사업 기술’개발로 ‘아파트 에너지 소비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열에너지 시스템과 태양광 발전 시스템, 빗물이용시설, 중수처리시설, 태양열 급탕시스템 기술 등 친환경 주택기술을 총망라한 ‘그린 투모로우’ 모델하우스를 11월 공개할 예정이다.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상품화는 늦었지만, 삼성물산은 지금까지의 신재생에너지 적용 주택을 넘어 대체에너지 기술과 친환경설계, 에너지효율을 끌어올리는 IT기술, 각종 폐기물 저감 기술을 종합한 ‘그린 투모로우’를 통해 최첨단 친환경 기술을 선보이고, 향후 레미안에 순차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각사가 출발은 차이가 있지만 경쟁력있는 ‘친환경 그린 아파트‘로 자사의 아파트 상품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여기에 지난달 국토부도 에너지 저소비형 주택 건설을 유도하기 위한 ‘그린홈 건설기준’을 발표해 업계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계 전문가들은 친환경 자재를 사용, 단열성·내구성 강화와 함께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면서 아파트 건설 원가는 3~10% 수준까지 더 올라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절약되는 에너지 비용과 환경에 대한 기여가 소비자에게 더욱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안후중 기자 hu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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