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시장에 한파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가운데, 올해 주요 대기업이 신규 채용을 늘릴 예정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9500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 1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3년간 3만6000명을 채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단순 계산시 한 해 1만2000명의 신규 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연간 정규직 채용 1만명을 시대를 열게 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결정은 청년고용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채용 규모에 인턴과 경력직, 공채가 포함돼 있지만, 모두 일괄적인 정규직 전환은 아니다”면서 “내부의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시스템을 거쳐 신규 채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은 SK그룹 역시 통 큰 채용에 힘을 보탠다.
SK그룹은 지난해 신입과 경력 등 총 8000여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SK그룹은 내달 초부터 대졸 공채 원서 접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4월 말 필기 전형을 거쳐 5~6월 계열사별 면접을 하고 6월쯤 합격자 발표가 난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기업 본연의 역할인 채용과 투자를 통해 국가 경제활성화와 발전에 노력해야 한다고 수시로 강조했다”며 최고 경영진의 이 같은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라는 평가다.
한화그룹은 올해 대졸 신입사원 1000명 등 총 5100명을 신규 채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5600명에 비해 채용규모가 소폭 줄었다.
이는 한화갤러리아가 지난해 7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연초 채용계획 대비 큰 폭으로 인원을 뽑으면서 상대적으로 올해 줄어든 것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유통.레저.태양광 등에 집중될 것”이라면서 “지난해의 경우 면세점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신규채용은 오히려 소폭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채용 계획을 공개하지 않는 삼성그룹은 지난해 1만4000여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그룹 창립 최대 규모인 4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신규 채용도 1만4400명이라고 연초 밝혔다.
올해 복합 쇼핑몰인 경기도 하남 유니온스퀘어, 신세계 백화점 확장 및 신축, 김포 온라인 전용물류센터 완공 등 대규모 투자가 단행되면서 채용인력이 대폭 늘렸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연말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를 보면 고용경기 전망치는 평균 99.2%로 기준선 10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발표했다.
전경련은 올해 오락서비스업(116.7), 펄프·종이 및 가구(115.4), 컴퓨터프로그램·정보서비스(110.5), 섬유·의복·가죽·신발(105.6), 음식류(103.4) 등 분야에서 고용이 호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고무·플라스틱·비금속광물(90.0), 건설업(90.4), 자동차·트레일러·기타운송장비(94.2), 전기·가스(95.5), 전자·통신장비(96.2) 등의 분야에서는 고용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2015 서울 글로벌기업 채용박람회'을 찾은 구직자들이 면접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