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당이 만든 공천 원칙을 친박(박근혜)계가 흔드는 데 대해 “도를 넘어선 말을 듣고 있기가 민망하다”며 불쾌한 감정을 거듭 표출했다.
김 대표는 17일 저녁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을 통해 배포한 메시지를 통해 “할 수 있는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별하길 바란다”며 “국민공천제는 새누리당이 국민과 맺은 약속으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겨냥한 경고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전날 광역시·도별 1~3개 우선추천지역 선정 등을 골자로 하는 공천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김 대표가 그간 강조해온 국민공천제와 배치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에 지거나 안 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 위원장의 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위원장도 오후 기자들과 만나 "자꾸 저렇게 (간섭)하면 당 대표가 물러나든지 내가 물러나든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맞섰다.
이에 김 대표가 재차 경고 메시지를 발표함으로써 친박계의 전략공천 밀어붙이기 시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무성 대표(오른쪽)와 이한구 위원장이 엇갈려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