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무소속 박지원 의원에게 대법원이 18일 무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서 박 의원은 정치적으로 기사회생했다. 의원직 유지는 물론 4·13 총선에도 나설 수 있게 되면서 박 의원이 어느 당과 손을 잡을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무소속으로 계속 남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대법원 판결 직후 발표한 논평에서 “박 의원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 당을 오랫동안 지켜온 분인 만큼 당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최근 박 의원과 통화해 ‘무죄로 파기환송될 경우 당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의 국민의당 합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국민의당이 그동안 그것(금품수수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점) 때문에 영입 시도를 못했던 것”이라며 “박 의원도 (무소속으로) 혼자 가는 것보다는 그것을 원할 것이다. 합류 가능성이 커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아무 것도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동안 무소속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더민주까지 포괄한 전체 통합은 힘들어 보이는 상황에서 무소속 신분으로 박준영·김민석 공동대표가 이끄는 민주당과 다른세력 간 통합 운동을 제기하지 않겠나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일단은 '당분간 무소속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에서 합류 제안을 받았다"면서도 "저는 무소속의 길을 가며 야권 통합에 전력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참패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판결 직후 서울 동작동 현충원 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저축은행 관계자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박지원 의원이 18일 대법원의 무죄취지 파기환송 결정 후 서울 동작동 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를 방문해 분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