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무소속 박지원(74)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8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알선수재)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해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앞서 박 의원은 2008년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선거자금 2000만원을, 2010~2011년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장과 임건우 전 보해양조 회장 등으로부터 검찰 수사 무마 청탁 대가로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000만원을 받는 등 총 8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2012년 불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과 추징금 8000만원을 각각 구형했으나 "금품 공여자들의 진술이 합리적이지 않고 객관적 정황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혐의 모두를 무죄로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그러나 임 전 솔로몬 회장 등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오 전 은행장으로부터 수사무마 청탁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오 전 은행장의 진술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며 유죄로 판단,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벌금 500만원을 구형하고 추징금 8000만원을 구형했었다. 이에 박 의원과 검찰 쌍방이 상고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뒤 손을 흔들며 떠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