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가경쟁력 13위→19위 '추락'

노동·금융시스템 취약성 드러나..과도한 행정주의도 경쟁력 약화 요인
세계경제포럼, 133개국 대상 조사

입력 : 2009-09-08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지난해(13위)보다 6계단 하락한 19위를 차지했다.
 
WEF가 8일 발표한 '2009년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노동시장 효율성과 금융시장 성숙도, 제도적 요인 등 부문에서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난해 13위에서 19위로 떨어졌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노사협력은 부진한데다 해고비용이 높고 개별은행의 건전성과 대출 용이성에서 선진국에 대해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29위에 머물렀던 한국은 2007년 11위로 상승했지만, 노동시장 선진화와 금융시스템 개혁 미비로 지난해 13위에 머물렀고 올해 19위로 6단계 미끌어졌다.
 
◇ 한국의 WEF 국가경쟁력 연도별 추이
<자료 =WEF>
 
WEF는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사관계의 선진화를 통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한편 금융시스템 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과도한 행정주의 관행을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문별로는 기본요인(16위→23위), 효율성 증진(15위→20위), 기업혁신과 성숙도(10위→16위) 등 전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세부항목중에서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노동시장의 효율성'이 지난해 41위에서 84위로 43계단 하락하며 가장 큰 경쟁력 약점으로 분석됐다.
 
특히 '노사간 협력'에 대한 평가는 95위에서 131위로 36계단 하락했다.
 
'고용과 해고관행'은 45위에서 108위로 크게 떨어졌고, '해고비용'도 지난해(108위)와 마찬가지로 최하위 수준인 109위에 머무르며 노동시장 선진화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금결정의 유연성'만이 지난해 43위에서 38위로 뛰어오르며 강점으로 꼽혔다.
 
'금융시장 성숙도'도 지난해 37위에서 59위로 21계단이 미끌어지며 지난 1997년부터 추진해온 금융시스템 개혁이 여전히 미흡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강점으로 꼽혔던 '국내주식시장을 통한 자본조달 용이성'은 11위에서 38위로 급락했고, 은행대출의 용이성(26위→80위)과 벤처자본의 이용가능성(16위→64위) 등도 우리 경제의 약점인 것으로 지적됐다.
 
'기업혁신과 성숙도'는 수출기업의 부가가치 창출과 국제시장에서의 경쟁우위에도 불구하고 국내 공급자의 효율성 부족과 기업 클러스터조성 부진, 기술적 성숙도가 떨어지며 지난해 16위에서 2110위로 밀렸다.
 
이밖에 '재산권 보호와 정책변화에 대한 인지도, 정부규제 부담 등이 포함된 제도적 요인은 지난해 28위에서 53위로 크게 떨어졌고 '각종 인프라'와 정부부채·국가 저축률을 포함한 거시경제 안전성은 각각 2계단, 7계단 하락한 17위와 11위로 내려앉았다.
 
이대희 기획재정부 경쟁력전략팀장은 "WEF의 지수는 설문조사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 경쟁력 순위변화의 폭이 큰 영향을 준다"며 "올해 조사 당시 경기침체와 비정규직법 시행을 둘러싼 갈등, 쌍용차 파업 등에 의한 설문항목이 하락폭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133개국중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스위스는 가장 국가경쟁력이 높은 나라로 조사됐고, 거시경제 안정성과 금융시장 성숙도에서 순위가 떨어진 미국이 2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중에는 싱가폴이 전년보다 2계단 오른 3위를 차지했고, 일본(9위), 홍콩(11위), 대만(12위) 등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29위)에 머물렀다.
 
지난 1979년이후 매년 세계 주요국가의 국가경쟁력을 평가해온 WEF는 1인당 국민소득에 따라 대상국가를 5단계로 구분하고 단계별 가중치에 따라 국가경쟁력을 평가해왔다.
 
한국은 지난 2007년부터 1인당 국민소득 1만7000달러 이상의 혁신주도경제 33개국으로 분류됐다.
 
올해 평가 대상국가는 133개국이며전체 3대분야 110개 평가항목을 통해 경쟁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 2009 WEF 국가경쟁력 국가별 순위
<자료 = WEF>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세연 기자
김세연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