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고를 때 역세권을 눈여겨보란 말이 있다. 지하철역이 개통되면 대규모 개발사업 등 집값 상승을 이끄는 확실한 재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전셋값만 오를 뿐 매매값은 신통치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연 그럴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임병윤 책임연구원이 2000년 초반부터 최근까지 개통한 수도권 주요지하철 노선과 주변지역의 아파트가격 흐름을 살펴봤다.
이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2000년대에 7호선(신풍~건대입구)과 지하철 6호선(응암~상월곡)이 개통했다. 당시만 해도 주변지역의 교통여건이 개선되면서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광명시의 경우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 모두 두 자리수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임 연구원은 "이 때만 해도 지하철 개통효과와 함께 수요가 몰리면서 특수를 누렸다"며 "서울 강북권과 마포 등 도심권역을 연결하는 지역적 특성도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개통 효과가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하철 9호선(1단계), 신분당선(1단계), 지하철 7호선(2단계) 등은 개통 전후로 매매가격 상승 없이 전셋값 위주로 오름세가 나타났다. 임 연구원은 "지하철을 비롯해 버스 등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이 발달했고 자가차량을 이용하는 비중도 높아졌다"며 "2010년 전후로 개통된 수도권 수요 노선의 경우 부동산시장 침체기와 맞물리면서 개통 효과가 빛이 바랬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내집마련 실수요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노선과 지역에 따라 개통 효과가 다르겠지만 그 동안 교통 여건이 열악했던 곳이나 주요 업무시설로 연결되는 노선 들은 주택 수요가 꾸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역을 이용하는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환승역의 경우 임대 목적의 상가나 오피스텔 투자가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