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선거대책위 출범 첫날 ‘뒤숭숭’

공천관리위원장 없이 출발…정동영·김한길·이상돈 등 참석

입력 : 2016-02-23 오후 4:08:46
국민의당이 23일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공천관리위원장에 내정했던 전윤철 공직후보자격심사위원장(전 감사원장)의 거취를 두고 선대위 첫날부터 혼선이 빚어졌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불화설이 나온 김한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9일간 당무를 사실상 거부했다가 복귀한지 하루만에 다시 삐걱거리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김희경 대변인은 23일 오전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전윤철 (전) 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전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시점은 어제 오후부터 오늘 사이이며 사퇴 이유는 “일신상의 이유”라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그러나 김 대변인의 발표 직후 박인복 대표 비서실장이 브리핑룸을 찾아와 “(전 위원장에게) 사의 표명 여부를 재확인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천정배 공동대표도 기자들에게 “아직 사의 표명을 안했다”고 말했으며, 안철수 공동대표는 김 대변인에게 “왜 최고위에서 없었던 말을 발표했냐”며 질타했다.
 
국민의당은 전 위원장에게 공관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다시 한 번 설득한다는 방침이지만 결과는 불확실하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공직후보자격심사위원장으로 있는) 전 전 감사원장에게 (공천관리위원장까지) 두 부분 모두 맡아 달라고 했는데 고사하신 걸로 알고 있다”며 “지도부가 다른 후보군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반면 천정배 대표는 의원총회 후 “공관위원장 선임은 전 위원장까지 포함해 (논의 중이다)”고 말하는 등 설명이 엇갈렸다.
 
전 위원장은 그동안 맡고 있던 자격심사위원장과 윤리위원장 자리도 내려놓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국민의당은 제대로 된 공천 심사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선대위를 출범시킨 셈이다. 전 위원장은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혼란 속에서도 국민의당은 총선 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날 선대위에서 김한길 선대위원장은 “안철수, 천정배, 김한길도 예외가 없는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을 실천해 보이겠다”며 “공정한 무기득권, 무계파, 무패권 공천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국민의당 합류를 선언한 정동영 전 의원도 선대위에 모습을 보였다. 정 전 의원은 “정치를 바꾸겠다는 기치로 출발한 국민의당이 좋은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돌아가기를 바란다”며 “반드시 승리해 국민에게 봄을 되찾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동반성장과 한국경제’를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정 전 총리가 이번 학기에 담당하기로 했던 서울대 경제학부 강의를 폐강하고 국민의당 행사에서 나타나자 그의 정치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왼쪽 첫번째)가 23일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