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자 다른 전략으로 현지공략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미 현지에 진출해있는 신한 계열사와 협업, 우리은행은 현지인 대상 소매금융에 집중할 계획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신한인도네시아은행(가칭)' 출범을 준비중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현지 은행인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와 센트라타마 내셔널 뱅크(CNB)를 인수했다.
BME와 CNB는 각각 수도 자카르타 인근 10개, 자바섬 전역에 41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두 은행의 총 자산은 1억 달러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2020년까지 단계별로 별 중장기 전략방안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올해는 현지고객과 국내 진출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장기 성장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어 신한금융투자, 신한카드 등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현지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2월 현지 소다라은행을 인수해 우리소다라은행의 영업을 개시했다.
소다라은행은 현지 상업은행으로 국내은행이 해외 상장 은행을 인수한 것은 우리은행이 최초다.
이 은행은 총 자산은 16억 달러다. 이는 인도네시아 40위권 수준이다. 지점은 반둥 지역을 중심으로 12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직원 수는 약 2000명이다.
이 은행은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국내은행이 해외 진출시 한국 기업이나 교포 등의 영업에 치중했던 것과 차이점이 있다.
우리은행은 또 현지 최대 민영은행인 BCA(Bank Central Asia)와 직불카드 공동 결제망(Prima)에 가입해 현지의 약 1만5000개 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할 수 있다.
그 결과 출범 첫해인 지난해 8월 말 누적 순이익은 16억원을 기록해 이미 전년도(12억원)를 넘어섰다.
우리은행은 오는 6월 말까지 우리은행과 소다라은행의 전산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고 영업망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은행들이 인도네시아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이유는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현지 은행의 총 자산은 지난 2008년 이후 6년간 16% 성장하는 등 금융산업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현지 은행들의 부실채권(NPL)비율은 지난해 말 2.1%로 낮은 수준이며 기본자본이 총자본의 90%를 차지하는 등 건전성이 확대되고 있다.
현지 당국의 해외자본 규제 완화도 한몫하고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은 외국계 은행의 지분인수를 40%로 제한해왔다. 하지만 현지은행 2개 이상을 인수하고 합병할 경우 이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지 은행산업 규모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국내은행들이 각각의 색깔을 활용해 적극적인 영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기 다른 전략으로 인도네시아를 공략하고 있다. (왼쪽부터)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본사.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