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6일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근혜계) 논란이 일고 있는 대구와 경북 지역 예비후보들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인물은 지난해 국회법 개정안 논란으로 청와대와 갈등하다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유승민 의원이었다.
유 전 원내대표와 그의 경쟁자로 ‘진박 마케팅'을 하고 있는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에 대한 면접은 오전 11시23분경 시작해 40분 후인 오후 12시4분에 끝났다. 당초 15분 예정됐던 면접이 25분 더 이어진 것이다.
유 전 원내대표는 면접 시작 10여분 전에 대기 장소로 올라와 먼저 자리에 앉아 있던 다른 3명의 예비후보와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이 전 청장과는 딱 한번 악수한 후 면접 전후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유 전 원내대표에 따르면 김회선 의원 등 공관위원들은 그에게 지난 2014년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주로 질문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원내대표는 면접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주로 원내대표 할 때 대표연설 등에 대한 질문이 좀 있었다"며 "제가 했던 대표연설은 우리 정강정책에 위배되는 게 전혀 없다. 거듭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당시 유 전 원내대표는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를 비판한 바 있다. 아울러 유 전 원내대표는 대구와 경북 지역 현역의원 물갈이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며 진박 논란이나 계파 논쟁에 관한 질문은 있었냐는 물음에 “없었다”고 답했다.
이 전 청장은 인터뷰에서 "TK가 박 대통령을 만든 만큼 대통령께서 충분히 일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국민이 행복하다"며 "현역 교체는 제가 결정할 일이 아니고 대구시민이 결정할 문제지만 데이터를 보면 물갈이론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역의원들보다 새로운 정치 신인이 대구시민들의 기대에 잘 부응하면서 일을 착실하게 수행해 나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날 면접에서 관심을 끌었던 인물은 류성걸 의원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었다. 고등학교 동창인 두 사람은 현재 각각 비박과 친박으로 분류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높은 인물이다.
먼저 도착한 정 전 장관은 준비한 자료를 검토하며 면접을 기다렸고 류 의원은 차분하게 있었다. 이들도 서로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류 의원은 면접 후 인터뷰에서 "저는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부터 이 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렸다"며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는데 책임져야 하는 사람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 전 장관도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국정 자체가 마비가 되는 상황은 그야말로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20대 국회의 제1의 출발점이 국회 개혁에서부터 출발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20대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심사에 대구 동구을에 신청한 유승민 의원이 면접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