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기업 간 인수합병(M&A)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대기업들의 M&A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은 신산업 진출은 줄이고 계열사 구조조정에 집중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의 내용을 분석한 2015년도 기업결합 동향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결합 건수는 모두 669건으로 금액은 38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수로는 전년 571건보다 20% 가량 늘었고, 금액은 210조3000억원보다 50% 가까이 증가했다. 2011년 이후 건수와 금액 모두 가장 많은 높은 수치다.
이 가운데 외국기업에 의한 M&A가 금액기준으로 172조1000억원에서 325조6000억원으로 큰 증가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기업의 M&A는 오히려 양적·질적으로 모두 저조했다. 특히 신산업 진출이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인 대기업 소속 기업의 M&A는 전년의 230건에서 150건으로 35% 가까이 줄었고, 특히 실질적 인수합병으로 볼 수 있는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은 160건에서 93건으로 급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의 M&A는 대부분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결합금액이 1조원을 초과하는 대형 기업결합은 주로 대규모 기업집단 내 구조조정 차원의 계열사 간 기업결합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SK와 SK ENC의 합병,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 등이 지난해 이뤄졌다.
또 비계열사와의 M&A라하더라도 신산업 진출이 아닌 기존 사업과 연관된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차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에는 중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도 크게 증가했다. 2013년 2건, 400억원에서 2014년 4건 6000억원, 지난해에는 10건 1조6000억원으로 급증해 M&A의 양적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국내 제조기업의 보유 기술을 확보하거나 국내 방송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목적의 M&A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