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스스로를 포기했지만, 자포자기만 안 하면 하늘이 돕는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김희영(가명·33)씨는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살다가 중학생때부터 고도비만에다 외모 콤플렉스까지 더해져 어디에도 정착을 못하고 노숙생활을 하게 됐다. 우연히 여성공동작업장인 일·문화카페를 소개받고 일을 하게 된 김씨는 처음에 실수를 많이 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주변 동료에게 친절하고 솔선수범하게 됐다. 남는 시간을 활용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요양병원 취직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사회로 나가 독립했다.
서울시가 노숙인에 대한 지속가능한 민간 일자리를 300개 기업, 1150명으로 확대한다고 3일 밝혔다. 작년보다 기업 수는 56개, 대상 노숙인은 237명 늘었으며, 호텔, 건설사 등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작년 7월 문을 연 ‘노숙인일자리지원센터’에서 3500명(2015년 2250명)의 인력풀을 구축해 민간기업 취업이 적재적소에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달 안에 민간기업 실무진들로 구성된 ‘일자리 민간 위원회(가칭)’를 구성해 분기별로 노숙인의 민간기업 고용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6월에는 50개 기업이 참여하는 ‘노숙인 취업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숙인들을 위한 공공일자리도 올해 890명에게 지원된다. 고령과 장애 노숙인에게 우선 지원되며, 청소·근로 능력에 따라 급식보조 등 가벼운 업무부터 공공시설물 청소, 재활용, 직업재활시설 도우미 등 민간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업무까지 다양하다.
공공일자리는 근로능력에 따라 ‘특별자활사업’(682명)과 ‘일자리 갖기 사업’(212명), 두 가지로 지원하며, 참여자 중 근로의지가 강한 노숙인은 민간기업 취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1:1 맞춤형 상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거리·시설 노숙인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는 공동작업장은 올해 2곳을 더해 총 14곳에서 노숙인 450명에게 일거리를 제공하며, 쇼핑백 접기, 양초 제작, 전기제품 포장, 장난감 조립 등 단순노무 형태의 가내수공업 위주로 이뤄진다.
특히 올해는 노숙인들에게 단순히 일거리뿐만 아니라 영화관람, 미술치료, 인문학 강의 등 재미요소를 가미한 문화프로그램도 제공해 이들의 근로 참여율을 높이고 자존감 향상도 도운다.
기업후원과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쪽방촌 자활작업장은 총 6개소로 확대, 쪽방촌 주민들의 관계망 형성과 자활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쪽방촌 자활작업장은 현재 남대문 쪽방촌에 3개소, 동자동 쪽방촌에 1개소가 현재 운영 중이며, 손두부, 꽃·화분 제품, 밑반찬, 양말인형 등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서울 시내 거리에서 생활하거나 자활시설 등에 거주하는 노숙인 중 근로활동에 참여한 노숙인은 2014년 1617명에서 지난해 2200명으로 늘면서 노숙인들의 근로 의지와 가능성을 보였다.
남원준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좌절과 실의에 빠진 노숙인들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들의 몫”이라며 “다시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빈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여성공동작업장인 일·문화카페에서 노숙인들이 작업하고 있다.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