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지난해 성적표가 집계됐다. 매출은 제자리였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GS·에스오일·대림산업·현대중공업 등 대규모 적자를 냈던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로 전환하거나 적자폭을 크게 줄이면서 전체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었다.
6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시총 100대 기업(2월말 기준)의 지난해 총 매출은 전년 대비 2.1% 늘어난 1523조5192억원, 영업이익은 18.3% 급증한 110조5089억원이었다. 지난해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이 커진 SK·삼성물산·하나금융지주·한화 등을 제외한 95개사의 매출은 1395조20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사실상 매출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은 훌쩍 뛰었다. SK이노베이션·GS·KT·에스오일·대림산업·CJ E&M 등 6개 적자기업들이 흑자로 전환하고 현대중공업이 적자폭을 크게 축소하면서 전반적인 영업이익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전기요금 인상으로 영업이익을 6조원에서 11조원으로 2배 가까이 늘린 한국전력도 큰 보탬이 됐다.
인수합병 이슈가 있었던 SK·삼성물산·하나금융지주·한화를 제외하고 매출이 가장 늘어난 곳은 카카오로, 전년 대비 86.9% 늘어난 9322억원을 기록했다. 잇단 대형계약을 터트린 한미약품 계열의 한미사이언스와 NH투자증권이 각각 47.3%, 45.1%의 증가율로 뒤를 이었다.
매출이 가장 줄어든 곳은 에스오일로, 전년보다 37.4% 줄어든 17조8903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삼성전자가 200조6535억원으로 2.7% 감소했으며, 삼성카드·KT·LG전자·현대제철·한국타이어 등의 매출도 뒷걸음질쳤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흑자로 전환한 6개 기업을 포함해 총 64곳이었다. 삼성전기가 17억원에서 2997억원으로 증가율이 무려 1만7890%에 달했고, 한미사이언스(1139.3%), 한미약품(514.8%), SK(416.8%), 롯데케미칼(359.1%), NH투자증권(150.4%), 한화케미칼(138.6%), 삼성증권(125.6%) 등도 100% 이상 수익을 늘렸다.
반면 삼성중공업(-1조6849억원), 삼성SDI(-1306억원), OCI(-1924억원) 등 3곳은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으며, 총 31개사가 전년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