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상반기 대졸사원 공개채용이 시작됐다. 기업들은 '스펙 타파' 등을 내세우며 차별화된 인재 유치에 나섰다. 다만 경기 한파를 이유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든 수준의 채용을 계획하고 있어 청년들의 취업문 넘기는 여전히 쉽지 않을 전망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주요 대기업이 상반기 공채 원서 접수를 시작했거나 이달 중 시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009540)이 지난달 29일 공채 시즌의 시작을 알린 데 이어, 2일에는
현대차(005380))가 개발과 플랜트, 전략지원 등 세 부문의 상반기 대졸신입 및 인턴사원 채용에 돌입했다.
7일부터는
SK(003600)그룹이 전용 채용사이트를 통해 원서 접수를 받는다. 서류에는 외국어성적, 해외경험, 수상경력, 업무경력 등 이른바 '스펙'을 기재하지 않아도 되며 마감일은 18일이다. 다음달 말 필기 전형과 5월 중 면접 전형을 거쳐 5월 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삼성전자(005930)를 포함한 삼성그룹은 오는 14일 채용 레이스에 돌입한다. 다음달 초중순 경 직무적합성 통과자를 대상으로 직무적성검사(GSAT)를 치르고, 이후 3단계의 면접 전형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는다.
이밖에 한화그룹도 3월 중순부터 계열사별로 신입 채용을 하고, CJ와 롯데, GS그룹은 4월부터 원서를 받는다.
대기업 상반기 공채가 지난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됐다. 사진은 SK그룹 관계자가 지난해 상반기 채용 때 구직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던 모습. 사진/SK
'탈(脫) 스펙'의 채용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진다. 단순 나열식의 스펙보다는 구직자의 업무 수행능력 등을 중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서류가 아닌 현장에서 직접 인재를 찾으려는 별도 전형을 진행하는 곳도 늘고 있다. 현대차 본사 사옥에 설치된 '에이치 스퀘어'에서 실시되는 상시 면담제도, SK그룹이 지방을 순회하면서 오디션 형태로 운영하는 '바이킹챌린지 전형'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채용 시장의 한파가 여전해 최종 합격까지는 숱한 고비가 예상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보수적인 인력 모집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재계에 따르면 LG(1만2000명), 포스코(6800명), 현대중공업(2000명) 정도가 지난해 수준의 채용 규모를 계획했다. 삼성은 계열사 재편 작업의 영향으로 지난해(1만4000명)보다 소폭 줄어들 전망이며, 한화도 1800명 줄어든 5100명을 뽑는다. 그나마 SK(8400명), 현대차(1만명 이상), GS(3800명)가 청년고용 고통 분담 차원에서 200~500명 늘어난 인력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