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택민 가천대 게임대학원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들은 권 교수의 주제발표 내용에 상당부분 공감하면서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강신철 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장은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혁신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이 큰 현실적 상황에서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나 변화를 유도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요즘은 기업들이 과거처럼 수년에 걸쳐 400~500억을 투자하기 어렵고 투자자를 찾기도 어렵다. 극도의 불확실성 하에서는 당장 내년의 수익조차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불확실성 요소를 최대한 줄여 기업의 변화와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며 세제 개선과 같은 조치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권강현 서강대학교 지식융합학부 교수는 “지난해 글로벌 게임시장 성장률은 7.9%, 모바일 성장률은 15.9%인데 반해 한국 모바일 게임은 그보다 낮다”며 업계 스스로의 자성과 자구 노력을 주문했다.
권 교수는 “한국 게임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탓만 하고 있을 때는 아니다. 포화된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면서 “게임산업에 대한 사회적인 걱정과 현실에 대한 냉정한 내적 수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게임 산업과 교육, 의료, 국방을 비롯한 전 산업이 융합해 해당산업의 발전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게임화(Gamification)가 확산·전개돼야 한다”며 “경제 성장률이 높은 인도 등 제3세계 국가 진출을 선점하는 게 절실하다. 또 온라인과 모바일, 콘솔의 융합형 혁신모델을 발굴해야 살아남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온라인 게임 위주의 중진국형 모델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충고했다.
윤준희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은 “2010년부터 시작된 모바일 혁명 이후 산업계는 소수의 게임 대기업과 개인 개발자로 구성된 인디게임으로 양분화 돼 각자 생존을 모색 중으로 중소 게임 개발사는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4년 새 6000개 회사가 사라지고 2년 내 9500개 회사가 추가 폐업할 전망이다. 산업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소 게임 개발사가 몰락 중”이라면서 “커다란 고객이었던 중국이 개발 경쟁력을 확보해 중국의 역진출로 국내 시장도 잠식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회장은 ▲대자본 게임과 글로벌 장르게임으로 이원화 지원 ▲문화적 접근을 통한 국내 인식 제고 및 수요 확대 ▲정부의 콘텐츠 산업 지원 강화 및 제도 개편 ▲게임 연구소 설립 ▲게임 개발자 지원방안 강구 ▲성인 관련 규제 대폭 완화 등을 주문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최보근 콘텐츠정책관은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는 점진적으로 완화시켜 나가겠다. 최소한 더 강화는 안 될 것”이라며 “게임연구소 설립 문제도 거론되는데 정부는 더 많은 연구개발(R&D)예산을 배정할 방침”이라고 호응했다.
최 정책관은 “더 큰 문제는 새로운 시장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의 과감한 투자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최 정책관은 정부 부처별로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있다는 것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여성부 등은 게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문화관광체육부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협력해 적극지원에 나서고, 특히 (게임을 중독으로 보는) 보건복지부의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도 공동대응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미래연구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6에서 지난 2월24일 관람객들이 LG전자 360 VR로 실제 롤러코스터에 타는 것 같은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