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야권통합' 논란 국면에서 존재감을 살리지 못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총선이 불과 3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 지도부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의당은 한국갤럽 정당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심상정 상임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넷째주(21~23일) 창당 이후 최고 지지도인 7%를 기록했고, 이후 다른 진보세력과 통합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정의당은 국민의당이 창당된 이후인 2월 첫째주(2~4일) 조사에서 3%로 떨어졌고, 가장 최근 발표한 3월 첫째주(2~3일) 조사에서도 3%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
정의당은 일단 총선 공약 등 정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의당은 지난 1월 당 대표 직속 정책자문 기구인 ‘정의구현정책단’을 발족시키면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야권 경쟁구도에서 정책정당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런 맥락에서 9일 정의당은 노동과 보육, 교육 분야의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정의당은 ▲해고요건 강화 ▲경영진 우선책임제 ▲5시 칼퇴근법 ▲초중고교생 노동인권교육 ▲공격적 직장폐쇄와 손배·가압류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동 공약을 제시했다.
특히 정의당은 휴게시간(점심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퇴근시간을 앞당기는 ‘5시 칼퇴근법’을 통해 국민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이날 언론인터뷰를 통해 “5시 퇴근제를 도입해 노동자들의 노동여건도 개선하고 일자리도 늘리는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보육·교육 분야에서도 ▲누리과정(무상보육) 정상화 ▲출산휴가 120일로 연장 ▲육아휴직 '파파쿼터제' 도입 ▲반값등록금 실현 ▲고졸취업장려금 지원 등의 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총선 전략인 야권연대에 별다른 진전이 없어 정의당의 불안감은 커가고 있다. 심 대표도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한 듯 조속한 야권연대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주안에 야 3당이 담대하고 책임있는 야권연대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향해 “그간 진행된 비공식적인 논의를 공식적, 공개적 협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국민의당에는 “호남에서 경쟁하되 나머지 지역에서 책임있게 연대하는 당대 당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와 이영원 에너지연대회의 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협약체결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