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익성 악화에 마른수건 짜낸다

무이자·부가서비스·프로모션 축소…비용절감 통해 수익보전 나서

입력 : 2016-03-09 오후 4:14:10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수익성 악화에 내몰리자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이고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 등 비용감축에 나서고 있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 롯데카드, KB국민카드 등 카드사들이 그동안 서비스 개념으로 무료로 제공했던 무이자, 부가서비스 등을 축소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분위기가 카드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어 소비자가 그동안 누리던 신용카드 혜택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우수 고객에게 서비스 개념으로 실시하던 무이자 혜택이 대폭 줄여 수익보전에 나서겠다는 방안이다. 현재 카드사의 신규 매출 중 할부 비중은 20~30% 수준으로 그중 무이자 비중은 현재 80~90% 수준이다. 할부 거래 중 대부분이 무이자 할부지만 이는 카드사들이 고객을 대신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때문에 무이자 비중을 줄이고 이자 비중을 늘려 비용절감을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카드(029780)는 현금자동입출금기를 통해 카드론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그동안은 무료 서비스로 제공됐지만 오는 22일부터는 건당 800∼1000원(현금인출을 이용한 대출 기준)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다른 카드사들도 이미 대부분 수수료를 받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들어서만 51개(기업카드 포함)의 카드를 퇴출시켰으며 롯데카드도 1500원당 2마일씩 적립해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트래블패스의 발급을 1월부터 중단했다. 하나카드는 행복디자인을 이용하는 장기 우량 고객에게 매년 종합건강검진권을 무료로 제공했지만, 지난해부터 이를 없앴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이 신학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카드사들이 제휴 할인 등 부가서비스 축소·폐지 약관 변경을 신청한 건수는 79건으로 집계됐다.
 
카드사에서 절반 이상 부담하는 가맹점 프로모션도 대폭 줄었다. 마트나 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을 중심으로 실시하던 프로모션이 비용 문제로 인해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신학기 등 카드사 프로모션 행사 시즌이지만 마트나 백화점에서 카드사가 진행하는 프로모션을 찾기 어려워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매출을 늘려 수익을 보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보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느 부서를 막론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한 회의가 매일 벌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카드사들은 무서명 거래를 5만원으로 확대하고 대리운전 서비스, 중고 휴대전화 판매, PB상품 출시 등 수익 보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카드사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화이트데이지만 비용 절감으로 인해 카드사의 프로모션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사진/뉴시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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