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가 국내에 이어 일본, 중국에서도 전면 로고 없이 출격한다. 전작인 '갤럭시S6'과 '갤럭시S6엣지'의 일본 출시 당시 전면 로고를 지워 나름의 효과가 있었다는 자평인데, 효과가 극대화 될지 주목된다.
9일 업계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과 중국에서 곧 출시되는 '갤럭시S7·엣지'는 전면 상단에 인쇄됐던 'Samsung' 로고가 빠진다. 미국과 유럽 출시 모델은 기존대로 전면 로고를 유지한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중국 상해국제구매센터에서 신작 '갤럭시S7·엣지'를 소개하고 있다. 고 사장 뒤로 전면 로고가 사라진 갤럭시S7·엣지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삼성전자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국가별 소비자들의 니즈를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해외 언론과 IT 전문 커뮤니티 등에서는 보다 다양한 해석들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IT전문매체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즈(IBT)는 두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생산 과정 차질이 빚은 의도치않은 결과라는 것. 이들은 임란 차우드해리 칸타월드패널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브랜드를 부착하는 시간 만큼 출시를 늦추기 보다는 로고를 떼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중국향 제품이 미국향 제품과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IBT는 덧붙였다.
두 번째는 애플의 전략을 따라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아이폰은 모두 뒷면에 애플의 로고가 박혔을 뿐 전면에는 어떠한 표식도 노출된 적이 없다. 닐 시아 카운터포인트 모바일 담당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은 디자인 자체가 제품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삼성 역시 글자를 새기지 않더라도 곡면의 디자인 자체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고 자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결과만 좋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이 실험을 처음 했던 일본에서의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IDC에 따르면 전면 로고가 빠진 갤럭시S6·엣지 출시를 전후로 시장점유율은 5.2%에서 12%로 늘었다. IHS는 "전면 로고 삭제가 직접적 원인일 수는 없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도 진단했다. 소비자가 진열대에 전시된 제품을 보고 삼성이라는 이미지 대신 디자인 만으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IHS는 "로컬 업체들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곡면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엣지의 경우 두드러진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로고 삭제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주요 모바일 커뮤니티에서는 "전면 로고가 있던 자리에 다른 어떤 로고를 부착해 봐도 전혀 위화감이 없다"며 "이번 시도는 완전히 망했다"는 혹평이 크게 회자됐다.
전면 로고가 사라진 '갤럭시S7엣지'에 다른 회사의 로고를 합성한 모습. 중국 모바일 커뮤니티에서는 "전혀 위화감이 없다"는 의견이 사진들과 함께 회자됐다. 사진/중국 온라인 커뮤니티(티에바) 캡쳐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