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토종복합제로 미국 FDA 임상에 착수했다. 세계 최고의 의약품 검사·인증 전문기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최종 허가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FDA는 선진 시장으로 진출하는 관문으로 여겨진다. FDA에서 승인을 받은 의약품은 전세계적으로 약효와 안전성을 인정 받기 때문이다, 보령제약과 대웅제약의 FDA의 임상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양사 복합제의 성분 조합은 차이가 있다. 고지혈증 치료제 성분은 '크레스토'를 선택해 공통적이다. 고혈압 치료제 성분의 경우 보령제약은 자체개발한 토종신약(카나브), 대웅제약은 복제약(오리지널약 올메텍)을 각각 결합시켰다. 임상 1상을 완료하는 데 2년 이상, 최종 허가까지는 5~6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사가 FDA에서 최종 허가를 받기 위해선 어려움이 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 단일제의 FDA 허가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FDA의 합성의약품 허가는 신약(NDA 505 B1), 개량신약과 복합제(NDA 505 B2), 복제약(ANDA 505)으로 나뉜다. 복합제는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이기 때문에 FDA의 허가 요건상 'NDA 505 B2'에 해당된다.
FDA에서 카나브 복합제의 허가가 나려면 먼저 카나브 단일제가 허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임상 1~3상을 전부 진행하는 데 신약이 1조~2조원, 개량신약이 1000억~2000억원가량 소요된다. 다국적 제약사를 파트너와 함께 진행하지 않는 이상 보령제약 자체 힘으로는 카나브 단일제 임상을 실시하는 게 불가능한 셈이다. 단일제 허가가 나지 않으면 복합제도 허가를 받지 못한다.
대웅제약은 단순 복합제가 아니라 '약물농도 모니터링'을 이용한 개인맞춤형 의약품이다. 환자의 혈액에서 약물의 개인별 최적 용량을 산출해 의약품 처방에 반영하는 기술이다. 임상을 통해 약물농도 모니터링 시스템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게 관건이다. 환자 맞춤형 의약품이 초기 단계라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지도 의문이다. 영업을 좌우할 현지 유통 파트너사도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토종복합제가 FDA에 도전을 한다는 게 의미가 있다"며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 선진 시장으로 진출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보령제약 '카나브', 대웅제약 '올로스타'.(사진제공=각사)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