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접어든 중국 철강산업

조강생산량 1982년 이래 처음으로 감소세

입력 : 2016-03-13 오후 12:57:32
거침없이 성장하던 중국 철강산업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독일 철강회사 근로자가 뒤스부르크에 있는 철강회사 티센크루프의 슈벨게른 공장에서 용광로에 담긴 철을 녹이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지난해 EU집행위원회에 중국 철강 덤핑수출을 제재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 AP·뉴시스
 
13일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조강생산이 전년에 비해 2.2% 감소한 383만톤을 기록하면서 지난 1982년 이래 처음 감소세로 전환했다.
 
2000년대 초 중국 경제가 고속성장과 설비 확장으로 조강생산이 빠르게 늘어났다. 하지만 2005년부터는 설비과잉 여파로 증가세가 둔화됐고, 2008년 금융위기 충격까지 가중되면서 그 증가율이 한 자리 수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화동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조강생산이 감소했다. 화동 지역은 GDP(Gross Domestic Product·국내총생산) 및 고정자산 투자 규모가 중국 내에서 가장 큰 강재소비 핵심지역이기 때문에 조강생산이 유지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지난해 중국 철강재 가격도 지난 2008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주요 강재 가격 하락폭은 2008년(17~28%) 당시보다 더 큰 27~42%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가격 하락 현상이 전 강종으로 확산되면서 범용재와 고급재 사이의 가격차가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국강철공업협회(CISA) 회원사의 세전이익은 2014년 304억위안 흑자에서 지난해 650억 위안 규모로 적자전환했다. 특히 적자를 기록한 철강사 수는 2012년 23개에서 지난해 51개로 확대됐다.
 
철강재와 철광석의 가격차가 줄어든 것이 큰 원인이었다. 중국 열연 내수 가격과 철광석 현물 수익가격의 격차가 2014년에는 4.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4.6%로 크게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포스코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중국 조강생산 감소세 전환은 구조변화의 신호탄으로 중국 철강산업이 본격적인 겨울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며 "유동성 위기에 몰린 철강사들의 연쇄 파산과 인수합병 등이 빈번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과 동남아 등 주변국의 내수시장 방어 압력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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