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시중은행 대부분이 올해 장애인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타 업권보다 장애인 채용 비율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보수적인 인력채용 방법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16일 신한·국민·KEB하나·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의 채용계획을 확인한 결과 올해 장애인 채용계획을 확정한 곳은 없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 연말 사무직군에서 장애인채용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기업은행이 올하반기부터 일반채용 인원에서 장애인을 3% 채용하는 것을 제외하면 정기적으로 장애인을 채용하는 곳은 없다.
시중은행들의 장애인 채용 비율도 타 업권보다 낮은 상황이다.
고용노동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말 기준 민간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2.21%다. 반면 은행권은 1% 수준에 불과하다.
은행별로 보면 씨티·하나(외환은행 합병 전)·신한은행이 0%대의 장애인 고용비율을 보였다.
이어 SC은행(1.19%)과 농협은행,(1.29%), 기업은행(2.64%)을 기록했다.
이는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도 어긋난다. 이 법에 따르면 상시 5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는 상시근로자의 2.7% 이상을 고용해야 한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은 상시근로자의 3%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 1명당 75만7000원의 고용부담금이 부과된다.
일부 은행의 경우 장애인 고용률은 하락하고 있다.
정무위원회 박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은 지난 2013년 1.47%에서 지난해 상반기 1.29%로 감소했다.
이에 따른 미이행 부담금도 2012년 16억3100만원에서 2014년 28억13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의 보수적인 인력채용 방식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다수의 은행들이 일반 공채에서 장애인 우대혜택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과 장애인이 같은 채용환경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장애인 특별채용을 현재 실시 중인 곳은 신한, 기업, 우리 등에 불과하다. 타 은행들은 특별채용이 없거나 비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장애인이 일반공채에 입사지원을 할 경우 우대혜택을 고려한다고 해도 면접 등에서 일반인을 뛰어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경력단절여성(경단녀)나 고졸 특별채용처럼 별별채용을 실시하지 않으면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부는 오는 2017년부터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현행보다 확대한다. 민간기업은 현행 2.7%에서 2017년 2.9%, 2019년 3.1%로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공무원, 공공기관은 현행 3%에서 2017년 3.2%, 2019년 3.4%로 확대된다.
◇지난해 1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판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