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6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의원 지역구인 세종시에 공천을 할 예정이며 여러 사람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이 의원을 일부러 낙선시키려는 것은 아니고 (이 의원의) 경쟁력이 대단하면 당선될 것”이라며 “공당으로써 선거에 공천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 공천 배제 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게 양해를 구했냐는 질문에는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지난 13일 최재성 의원이 “최근 공천 과정을 놓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말한데 대해 김 대표는 “최 의원 발언은 정치인으로서 상식 이하라고 생각한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박영선 의원의 말을 듣고 하느냐’는 쓸데없는 우려가 나오는 것인데 내가 남의 이야기 듣고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의석수(107석)가 선거 승·패의 기준이라고 말한 과거 언론 인터뷰의 생각이 변함없냐는 질문에는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 처음부터 지나치게 낙관적인 이야기를 해서는 안된다”며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의석수만 확보하면 선전했다 판단하기에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총선에서 107석 이상을 확보해 당에서 계속 정치를 하거나 당 대표 출마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는 “선거가 잘 이뤄져서 여건이 형성되고 당 내부 사정이 어떻게 변하느냐가 관건 아니겠냐”며 여지를 남겼다.
총선을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야권연대가 가능하겠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개별 지역구별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당이 강요해서 단일화하라는 것은 힘들지 않나”고 반문했고, 정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에는 “정체성이 다른 당이 연대한다는 것은 쉽게 이뤄지지 않고 국민들이 납득 안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누리당과 관련된 질문에도 김 대표는 비교적 솔직하게 답했다. 새누리당이 유승민 의원의 공천 배제를 검토하는데 대해 그는 “유 의원이 특별히 크게 잘못을 저질렀나 하는 것은 회의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 몇 점을 주겠냐는 질문는 “점수를 매길 수 있는 업적이 없기 때문에 생략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공천·야권연대 등 정치문제는 비교적 짧게 대답한 반면 경제정책·노인복지 등 본인의 전공인 경제에 대한 질문에는 역사적 실례까지 들어가며 자세히 설명했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2차 세계대전을 정리한 포츠담협정을 보면 경제시스템 운영방향에 대해 ‘과도한 경제세력을 해체하라’고 나와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금까지) 알면서 가만히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이 중앙당에 가서 핵개발에 사용될 수 있고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결을 위반했다는 것을 터득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본다”고 말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운데)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입장하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