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16일(현지시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뇌물 수수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FIFA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법원과 검찰에 척 블레이저 전 미국 축구협회 부회장,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 제프리 웹 전 북중미 카리브 축구연맹 전 회장 등 미국 법무부 수사를 통해 기소된 41명의 전직 FIFA 간부와 다른 축구단체들이 FIFA에 끼친 손해를 배상해달라는 청원을 제출했다.
FIFA는 청원서를 통해 FIFA에 대한 명예훼손, 미국 검찰이 기소한 전직 간부들에 지급한 임금과 보너스 등 2822만 달러, 이들이 FIFA 이름을 팔고 착복한 뇌물, 잭 워너 전 FIFA 회장 등이 횡령한 1000만 달러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미국 사법당국에 기소된 사람들은 FIFA나 다른 축구단체 내 지위를 남용, 축구 진흥과 개발에 사용될 돈을 착복해 FIFA는 물론 축구계 전체에 심각하고 지속적인 손해를 입혔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돈을 회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FIFA는 또한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뇌물 수수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FIFA는 청원서를 통해 "월드컵 개최지를 선정하는 FIFA 집행위의 많은 위원들이 지위를 남용해 표를 팔았다는 사실이 명백하다"면서 "잭 워너 등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개최를 위한 투표의 대가로 1000만 달러를 받았으며, 모로코가 1998년 월드컵 개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100만 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