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들이 총선 본선을 목전에 두고 연이어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있다. 16일까지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천 결과 서울 성북을에서 공천을 받은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제외하고 박 시장의 측근들은 대부분 낙마했다.
20대 총선에 도전한 박 시장의 측근들은 기 전 부시장을 비롯해 임종석 전 정무부시장, 권오중 전 정무수석, 천준호 전 비서실장, 민병덕 변호사, 오성규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총장 등이 꼽힌다.
천 전 실장은 1차 공천배제 대상자인 유인태 의원의 지역구 서울 도봉을에서 출마를 선언했지만, 당이 오기형 변호사를 전략 공천하면서 탈락의 쓴맛을 봤다. 권 전 수석 역시 서울 서대문을에서 지난 13일부터 실시된 경선에서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인 김영호 지역위원장과 이강래 전 의원에게 패했다. 김 위원장은 서대문을 후보로 공천받는데 최종 성공했다.
임 전 부시장은 서울 은평을 경선에서 강병원 전 청와대(노무현 정부) 행정관에게 패해 탈락했다. 경기 안양동안갑에서도 2014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 시장의 법률지원단장으로 활약했던 민병덕 변호사가 5선의 이석현 국회 부의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현재 '박원순 사람들’ 중 추가 공천 가능성이 있는 인사는 오성규 전 이사장과 김민영 전 총장 정도다. 당초 서울 노원갑 경선 대상자로 발표됐던 오 전 이사장은 당에서 경선 참여 대신 지역구 변경을 제안받았고, 오 전 이사장이 이를 수락하면서 현재 지역구를 협의하고 있다. 김 전 총장은 강기정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북갑 전략공천설이 제기됐다.
정세균 의원의 측근 그룹 의원들도 총선 본선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정세균계인 강기정·전병헌·이미경·오영식 의원은 공천 배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박민수 의원도 정 의원의 직전 지역구인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 경선에서 패하며 본선행이 좌절됐다. 정 의원 본인은 서울 종로 공천을 받았지만, 본선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반면 잠재석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측근들은 어느 정도 실속을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 지사 측에서는 원내 유일한 ‘안희정계’ 인사로 분류되는 박수현 의원이 공천을 받았고, 김종민 전 충남 정무부지사, 이후삼 충남지사 전 정무비서관, 정재호 전 국무총리실 민정수석 등이 공천을 확정지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달 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고함과 관련해 현 수석의 사과와 해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