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외환송금 업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핀테크 업체의 기술력으로 수수료를 낮추고 송금 시간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고객 외연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은행과 핀테크 업체 간의 공생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을 도모하고 있다.
마침 지난 15일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된 후 은행과 핀테크 업체 간의 협업이 탄력을 받게돼 은행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외환송금 서비스를 개발하는 핀테크 업체 '스트리미'와 오는 협약을 맺고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서비스가 출시되면 전통 은행 망을 이용하지 않고도 더 빠르고 저렴한 외환 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디지털화폐 거래회사인 코인플러그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코인플러그의 기술력을 접목해 더 빠르고 안전한 외환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한 시민이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해 은행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은행 관계자는 "코인플러그 블록체인 해외송금 방식을 통해 보안성을 더 강화했다"며 "외환송금 방식이 기존에는 해외 중계은행 끼고 많이 진행됐는데, 현재는 이 부분 강화하기 위해 핀테크 업체의 1차 기술검증 끝냈고, 곧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 또한 간편송금 업체 '머니텍'과 함께 오는 7월 출시를 목표로 송금·환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후 은행연합회 주관으로 외화송금 표준안 나오면 위탁계약 체결하고 필요한 절차를 밟아 나갈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세계 최대의 개인 간(P2P) 해외 송금업체인 트랜스퍼와이즈와 업무협약 맺은 '페이게이트' 등 여러 업체와 접촉해 보면서 사업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요청을 해오는 핀테크 업체가 많아 협약을 맺기 이전에 건정성과 안전성 등을 테스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는 은행 인프라를 필요로하고, 은행은 핀테크 업체를 통해 시장의 세밀한 요구들을 충족시킬 수 있어 윈윈"이라며 "특히, 은행은 외화 송금업을 준비하는 기업에게 수수료까지 받아 추가 이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뚜렷한 협업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거나, 아예 계획이 없는 은행도 일부 존재한다.
KEB하나은행은 4개 핀테크 업체와 협약을 체결하는 등 공동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가는 중이다.
우리은행 또한 지난해 '핀테크 사업 협력을 위한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협업 내용이나 서비스는 알려지지 않았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