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카카오(035720)가 대리운전 시장 출사표를 던진 지 4개월여가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업계에서 발목을 잡고 있어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기존 대리운전 업계는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에 여전히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리운전 사업자들과 대리운전 기사 단체들이 주축이 돼 카카오 대리운전에 반대하는 상생협의회까지 결성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4개월여가 지난 상황인데, 여전히 기존 업계와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장 진출 선언 당시 대리운전 업체들은 카카오 시장진출에 반대하며 사옥 앞에서 반대집회를 열었었다. 최근에는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에 반대하는 사업자들과 기사들이 대리운전상생협의회를 발족해 본격적인 반대투쟁에 나설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대리운전상생협의회는 한국노총 소속 대리운전 노조, 사단법인 대한민국대리운전자협회 등 4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회원수 1만5000명에서 2만 명 정도된다. 사업자로 따지면 3800개 사업자 정도가 모인 대리운전 업계 내에서는 최대규모의 단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국회의원과 소상공인연합회 등 업계 관계자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카카오 대리운전 시장진입이 소상공인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상생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사업자 단체와 협상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며 "기존 업계
대비 대리운전기사의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추고 불합리한 관행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간 대리운전기사들은 운행요금의 20~40% 수준의 수수료를 대리운전업체에 납부할 뿐 아니라 연평균 백만원 이상의 보험료와 월 4~5만원 가량의 대리운전 프로그램 사용료를 별도로 부담해왔다. 또한 일정 금액을 대리운전 업체에 예치해 두어야 했고, 호출을 취소할 경우 취소 수수료를 내야하는 등 운행수수료 외 여러 비용들도 기사의 몫이었다.
이에 반해 카카오는 운행수수료를 전국 20%로 통일하고, 이외 어떤 비용도 청구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세웠다. 카카오는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한도를 가진 보험 상품을 제공하고 보험료를 부담하며 프로그램 사용료는 전혀 받지 않는다. 예치금 제도나 호출 취소 수수료 및 업체 관리비 부과, 프로그램 사용 제한 등 기존 업계의 불합리한 관행도 없앴다. 합리적 운영 정책을 통해 서비스 종사자의 고충을 해소한다는 목표다.
카카오가 밝힌 운영 정책에 대해 대리운전기사단체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상국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본부장 “이와 같은 합리적 정책이 대리운전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이르면 다음달에 출시 예정인 신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의 기사용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지난 7일 출시하고, 19일부터 기사 모집을 위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신청은 2종 보통 이상의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1년 이상 된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다.
인터뷰는 서비스업 종사자 및 인사 관리 경력이 있는 전문가 그룹이 맡는다. 카카오드라이버 기사회원으로서의 서비스 마인드나 기본 소양 등을 확인한다.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절차다. 카카오와 업무협약을 맺은 2개 보험사(동부화재·KB손해보험)는 신청자의 운전면허정보 및 운전이력을 바탕으로 보험가입 심사를 진행한다. 인터뷰와 보험가입 심사를 모두 거친 신청자는 카카오드라이버 기사 회원으로 최종 등록이 완료된다.
대리기사협의체와 대리업체 사장단 연합회가 모여 대리운전상생협의회를 발족하고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협의회 사무실에서 조인식을 열었다. 사진/대리운전상생협의회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