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인 정치 참여, 왜 여당인가?

허정무 전 감독과 임은주 전 대표, 새누리당 비례대표 신청 후 낙마

입력 : 2016-03-24 오후 1:16:30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4·13 20대 총선' 비례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스포츠인들이 있다. 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맡고 있는 허정무(61)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여자축구 국제심판으로 유명한 임은주(50) 전 강원FC대표이사가 그 주인공들이다. 두 사람 모두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둘 다 당선 안정권으로 분류되는 20번 안팎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지난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9번 배정을 받아 당선된 '탁구 여왕' 이애리사(62) 새누리당 의원과 같은 사례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허정무 전 감독은 지난 23일 발표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서 32번을 받자 자진해서 사퇴했다. 임은주 전 강원FC 대표이사의 경우 여성 체육인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점, 과거 구단 운영 효율화에 성공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최종 비례대표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나마 스포츠계보다는 문화계 인사에 가깝다고 평가되는 조훈현(63) 바둑 기사가 당선 안정권인 14번을 받았다.
 
이 가운데 스포츠인들의 정치 참여가 여당으로 쏠리는 원인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스포츠 정책에 밝은 한 인사는 "굳이 여야 두 개의 프레임으로 보자면 사실은 여권이 더 스포츠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 보인다. 야권 인사 혹은 자신을 다소 진보적이라 생각하는 사람 중 일부는 스포츠가 과거 3S 정책 중 하나였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야권은) 스포츠를 즐기는 것 이상의 정책이나 행정까지 아울러 넓은 의미에서 스포츠를 바라보지는 않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다만 한 국회 관계자는 "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은 시대에는 공정한 승부의 세계에 있던 스포츠인들의 이미지를 당연히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굳이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선거철마다 유명 연예인한테서 지지 유세 도움을 받는 것도 과거부터 이미지를 제고를 위해 있었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는 "스포츠인의 정치 입문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개인으로서의 정치 참여 자체로 보면 무조건 비판적으로 보거나 긍정할 것까지는 없다. 오히려 스포츠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정치인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스포츠계의 복잡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목소리를 내거나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등의 경험 없이 정치에 입문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목적이 아닌 유명 스포츠인으로서의 명성에 기대 개인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는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4·13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비례대표 신청을 했다가 당선권과 거리가 먼 32번을 받자 자진해서 사퇴한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 사진은 지난해 7월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안산시 K리그 올스타전 개최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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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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