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올들어 전국 주택시장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대구 처럼 최근 2~3년간 대규모 공급이 이뤄진 지역에서는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어 매도우위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제주에서는 사고 싶어도 팔겠다는 사람이 없어 매수우위의 시장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28일 KB국민은행 부동산 지역별 매매시장 동향에 따르면 대구 지역 매수우위지수는 9.2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이 45.1인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은 경북(18.2)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매수우위지수란 매도자와 매수자 중 어느 쪽 비율이 더 높은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100을 웃돌면 매수세가 매도세보다 높다는 의미다.
대구의 매수세 침체는 최근 2~3년간 대규모 공급이 이뤄지면서 지난해부터 새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 공급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주택 준공실적은 2만1381가구로 전년(1만2515가구)보다 70.8%가 증가했다. 전국 평균 상승률(6.7%)을 크게 웃돌 뿐 아니라 최근 3년간 평균 준공실적(1만655가구)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부동산 열풍에 과잉공급이 이뤄지면서 대구 주택시장 매수세가 다시 주춤한 모습이다. 대구 시내 모습. 사진/뉴스토마토DB
반면, 제주는 122.2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준점인 100을 넘으며 매수우위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 역시 지난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70.5%의 준공 실적을 기록했지만 공급보다 수요가 더 크게 늘었다.
실제 제주는 지난해 1년 동안 2만명이 넘게 인구가 늘며 역대 최고치인 64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달 역시 1700명 넘게 순유입되면서 지난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주택수요가 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땅이나 주택이나 모두 사겠다는 사람은 많지만 물건이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호황에 중개업소도 빠르게 늘고 있지만 물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96.4)과 전남(82.4) 등의 매수우위지수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지만 모두 기준점인 100을 넘지는 못했다. 서울은 51.6을 기록했으며, 저렴한 전세물건이 상대적으로 많은 강북(56.7)이 강남(45.6)보다는 매수세가 다소 높았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