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의 42%가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바람을 타고 작년 한 해만 6만1000실의 오피스텔이 공급됐지만, 분양 물량이 일시적으로 집중된 데다 높은 가격으로 실제 계약률이 낮아진 탓이다.
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오피스텔 222개 단지 가운데 3월 현재까지 분양계약을 완료하지 못한 단지는 총 94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4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수도권에서는 141단지 중 56개 단지가, 지방에서는 81단지 중 39개 단지가 잔여물량을 소진하지 못했다. 수도권 미분양 비율은 40%인 반면, 지방은 48%로 조사돼 지방이 수도권에 비해 물량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분양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고분양가다. 전국 시·도 중 가장 분양이 많았던 경기도를 조사한 결과 분양가가 분양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 지역 평균 분양가(796만원)보다 낮은 분양가에 공급한 시흥시(687만원), 고양시(708만원), 용인시(735만원), 화성시(755만원)는 경기도 평균보다 높은 분양율을 보였다.
반면, 다른 시보다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지역들은 분양율이 50%를 밑돌았다.
특히, 하남시(929만원)에서는 분양율이 10%에 그치며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작년 8월 분양했던 하남시 A사업장은 올해 3월 들어서야 분양이 마무리 됐고, 분양초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하남시 B사업장은 3월 초 기준 미계약으로 잔여 실이 남아있다.
하남시 내 C사업장도 계약금 이자지원 등의 조건을 내세우며 미분양 털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역 내 개발 등에 따라 청약이 몰렸지만 세부 사업장 별로 입지에 차이를 보이며 청약경쟁률에 비해 실제 계약률은 기대에 미치치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한편, 올해 분양예정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만실 이상의 물량이 계획돼 있어 현재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공급물량이 모두 소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선주희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투자 목적이라면 오피스텔 월 임대료인 50만~100만원 정도를 부담할 수 있는 수요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오피스텔 임차인들은 아파트 거주자보다 근접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주근접성이 뛰어나고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이나 대학가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