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은행 실적 양호?…대출성장 둔화 계속

대출성장률 작년 반토막, 2분기부터 가계부채대책 확대 시행

입력 : 2016-03-29 오후 3:20:04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올해 1분기(1~3월) 주요 은행 및 금융지주사의 순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올 초부터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이 본격 시행되면서 은행권의 대출 성장률은 계속 둔화되고 있다. 특히 4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2분기 이후 순이자마진(NIM)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사 및 은행들의 1분기 순이익은 약 2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적이 감소한 이유는 지난해 KB금융 법인세 부과 취소 소송 승소, 일부 은행들의 삼성자동차 소송 관련 특별이익 등 대규모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기저효과 탓이다. 은행권 NIM은 1.84%로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올라 1년 6개월 만에 상승 반전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회사별로는 신한금융지주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5860억원으로 많게는 전년 동기 대비 1% 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1분기 대출성장률이 1.0%, NIM이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순이자이익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다.
 
KB금융지주는 1분기 4244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 특별이익으로 깜짝 실적을 냈으나 올해는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것이다. KB금융(105560)은 작년 1분기 KB금융 법인세 부과 취소 소송 승소로 1800억원의 특별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1분기 순이익은 35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1분기 NIM은 4분기에 발생한 합병 효과에 따라 일시적 상승 요인이 소멸되면서 전분기 대비 0.02%포인트 떨어지고, 대출성장률도 0.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원화 강세로 인해 소폭 환차익 가능성이 기대되며, 판관비와 대손비용 정상화로 이자이익의 부진이 만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은행(000030)의 1분기 순이익은 3128억원으로 전년동기(2908억원)대비 7.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대출성장률은 2.0% 내외로 다른 시중은행보다 높은 편이고 NIM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따른 것이다. 기업은행의 순이익은 358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권에서는 2분기 업황 전망이 녹록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지연에 따라 4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한다면 2분기 이후 NIM은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추가로 가계대출 규제강화에 나선다면 대출성장률이 축소돼 은행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이다. 작년 1분기 2.3%에 달한 대출성장률은 4분기 1.7%로 뚝 떨어졌고, 1분기에는 1.2%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구조조정 대기업의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이어서 충당금 적립에 따른 상장 은행들의 순익 감소폭은 제한적이었다"면서도 "5월부터 가계부채대책이 전국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대출성장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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