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계약직 연구교수에게 지인의 논문을 대필하도록 시켜 학술지에 게재하고 학위를 취득하도록 한 교수들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경희대 김모 교수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노모 교수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김 교수에게 논문 대필을 부탁한 이 대학 축구부 감독 김모씨에게도 벌금 500만원의 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김 교수가 김 감독의 부탁으로 자신이 재계약을 결정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계약교수에게 논문을 작성하게 한 뒤 김 감독을 다른 사람과 공동저자로 해 한국체육과학회에 제출하게 한 것은 논문에 관한 업무방해 공범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인의 부탁을 받고 역시 자신이 재계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계약교수에게 논문을 대필하게 한 뒤 그 논문을 지인의 학위 관련 논문심사에 제출하게 한 행위는 노 교수가 논문에 관한 업무방해를 한 것이 명백하다"며 "같은 취지에서 김 교수와 김 감독, 노 교수에 대해 업무방해의 유죄를 선고한 원심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김 교수는 2010년 김 감독으로부터 박사학위 취득을 위한 논문을 작성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계약직 연구조교 A씨에게 논문 대필을 지시했다. A씨가 쓴 논문은 김 감독에게 전달된 뒤 한국체육과학회 심사를 거쳐 한국체육과학회지에 게재됐다.
노 교수도 친구인 주 모씨와 지인 최 모씨의 대학교수 지원과 학위 취득에 필요한 논문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A씨에게 대필을 지시했다. A씨가 작성한 주씨 이름의 논문은 한국생활환경학회를 거쳐 한국생활환경학회지에 게재됐고, 최씨는 A씨가 작성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 2심은, 관련자 모두에게 유죄를 인정하면서 김 감독과 주씨, 최씨 등에게는 벌금 300만~500만원씩을 각각 선고했고 김 교수와 노 교수에게는 각각 징역 6월과 8월에 집행유예 2년씩을 선고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