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면서 영어영역의 영향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상대적으로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의 영향력이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영어영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서울 주요 대학들은 영어영역을 통해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확대 또는 유지하고 정시 전형에서는 각 대학별 기준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특히 정시 전형에서 영어영역을 등급화해 반영하는데 등급 간 격차가 대학마다 제각각이다. 서울대는 등급간 차가 0.5점인 반면 이화여대는 1등급과 2등급이 무려 10점 차다. 연세대도 5점 차가 난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서울권 상위 대학 중 서울대를 제외하고는 영어영역의 영향력이나 전략적 가치가 현재보다 더 상승한 셈이다. 또 등급 차이에 따라 환산 점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영어영역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입시전문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과 진학사의 도움을 받아 2018학년도 각 대학별 입시전형을 통해 영어학습 전략을 짚어봤다.
4일 진학사가 서울지역 주요 7개 대학 2018학년도 입학전형계획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등은 영어영역의 영향력이 낮았지만 연세대, 이화여대 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서울대의 경우 수시전형에서 영어영역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포함돼 있어 실질적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됐다고 볼 수 있다. 정시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에서는 영어가 빠지고 국어 33.3%, 수학 40%, 탐구 26.7%가 반영된다.
영어는 2등급부터 0.5점씩 차등 감점해 반영된다. 90점 이상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1등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전체 45문항 중 2점짜리 4개를 틀려 원점수로 92점을 받으면 1등급을 받게 된다. 그러나 수능 영어 성적을 0점 받는다고 해도 감점은 -4점에 불과하다. 수학 4점짜리 1문항을 틀린 정도다.
2등급을 받는다고 해도 0.5점 감점에 불과하므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서울대 정시전형은 사실상 '국수탐'으로 실시될 전망이다. 영어영역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감소돼 인문·자연 계열 모두 국어, 수학, 탐구 3개 영역이 반영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전체 선발인원의 78.5%인 2491명을 수시에서 선발한다. 정시에서는 21.5%인 684명을 선발한다. 2017학년도와 비교하면 수시는 84명 증가, 정시는 45명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대학 입시에서 수능 영향력이 약화돼 정시 전형보다는 수시 전형 선발 비율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는 약 85%를 수시로 선발한다. 이는 2017학년도 대비 수시 선발 비중보다 약 10%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학생부위주 전형을 대폭 확대해 2757명을 선발한다. 정시 전형은 약 40%가량 축소했다. 영어영역은 2등급 1점 감점, 3등급부터 2점씩 차등 감점해 반영한다.
서강대는 수시모집에서 80.1%인 1283명을 선발한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인원이 37.3%에서 51.3%로 대폭 확대해 정원 내 822명을 모집한다. 논술, 학생부종합 등 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는데 영어 영역을 제외하지 않고 국어, 수학, 탐구와 같은 하나의 영역으로 취급한다.
3개 영역 2등급 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다. 이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시에서는 전체 모집인원의 19.9%인 319명을 모집한다. 영어영역은 가산점으로 반영하며, 1등급 100점, 2등급 99점, 3등급 98점 등으로 등급간 점수 차이를 1점씩 뒀다.
성균관대는 전체 선발인원의 80.3%를 수시 전형으로 선발한다. 학생부위주 전형은 2017학년도 대비 약 8% 증가한 전체 모집인원의 48.9%인 1733명을 선발한다. 정시모집인원은 2017학년도 대비 4.3% 감소한 전체 모집인원의 19.7%인 699명을 모집한다.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영어는 등급별로 점수를 환산하여 반영한다. 인문계는 1등급 100점, 2등급 97점, 3등급 92점 등, 자연계는 1등급 100점, 2등급 98점, 3등급 95점 등으로 환산한다.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은 등급 간 차가 0.5점에서 2점 정도로 영어영역 변별력을 감소시켰기 때문에 영어보다는 수학, 국어영역을 중심으로 학습하는 것이 좋다.
반면, 이화여대는 정시 전형에서 영어영역 등급별 점수 차를 10점으로 결정했다. 원점수 기준으로 1등급(90점 이상)과 2등급(80점~89점) 간의 점수 차가 크게 나타난다.
90점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과 89점으로 2등급을 받은 학생 간에 원점수 상으로는 1점 차이지만 정시 점수 반영 방법으로는 10점차를 보여 등급제에 따라 희비가 크게 나타난다. 이를 1등급 250점, 2등급 240점 등 총점 1000점 기준으로 등급별로 점수를 환산해 반영한다.
이화여대는 2017학년도 74.2%에서 9.1%확대된 83.3%인 2073명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영어영역을 포함해 실질적으로 수능최저기준을 완화하고, 일부 전형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했다. 정시 전형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13.8%인 416명을 모집한다.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은 모든 영역이 25%로 동일하다. 절대평가로 시행되는 영어 역시 다른 영역과 같이 25%가 반영된다.
연세대는 학생부교과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을 신설해 수능최저학력기준 없이 신입생을 선발한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2017학년도 대비 338명 증가한 1019명을 선발한다.
또 수시에서 최저학력기준을 기존 4개 영역 합 6, 3개 영역 합 6에서 4과목(국, 수, 탐1, 탐2) 합 7, 2과목 합 4 이내로 완화했다. 영어 영역은 수시모집에서 2등급 이내(체능계열 3등급 이내)로 최저기준을 설정하고 정시에서는 1등급 100점, 2등급 95점 등 등급별로 점수를 반영해 변별력을 확보했다.
한양대는 2018학년도 신입학 전형에서 2816명을 선발한다. 전체 모집인원의 약 72.3%인 2037명을 수시 전형으로 모집한다. 2017학년도 대비 수시모집이 소폭 증가했다. 면접을 폐지한 학생부교과전형으로 332명을, 학생부종합전형은 2017학년도 대비 35명 증가한 1096명을 모집한다.
정시에서는 전체 모집인원의 약 27.7%인 779명을 선발하며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은 정시전형 만점인 1000점 중 100점을 부여한다. 자연계열은 1등급 100점, 2등급 98점, 3등급 94점 등, 인문상경계열은 1등급 100점, 2등급 96점, 3등급 90점 등으로 부여한다. 따라서 이화여대, 연세대, 한양대를 지원 대학으로 고려한다면 정시 반영 비율을 염두에 두고 영어영역을 대비해야 한다. 1등급을 받지 못하면 점수가 깎이기 때문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영어를 잘하는 학생이라면 영어비중이 높은 대학을 우선순위로 두는 것이 전략이지만 영어영역에 약한 학생이라면 영어 반영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학을 꼽아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2016학년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지난 3월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경복고등학교에서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