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끝내 야권연대 논의를 거부했다. 중앙당 차원의 당대당 연대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안 대표는 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당대당 연대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이미 거부했고 오락가락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연대 불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안 대표가 야권연대를 거부하는 이유는 비례대표 의석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구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로 국민의당 후보가 사퇴할 경우 정당 득표율에도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비례대표 의석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선에서 야권분열로 인해 새누리당이 국회 선진화법 개정이 가능한 수준인 180석 이상을 얻게 된다면 그 책임은 상당 부분 안 대표가 져야 한다. 그의 정치적 입지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 대표가 야권분열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여당의 180석 저지와 함께 총선에서 국민의당과 안 대표 본인이 의미있는 성적을 받아야 한다.
우선 국민의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 여부가 중요하다. 총선에서 양당 체제 붕괴를 명분으로 내세워 야권연대 대신 독자 세력화를 거듭 주장하고 있는 안 대표 입장에서 국민의당은 20석 이상의 의석수를 확보해야 한다.
국민의당이 만일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면 안 대표 개인의 대선가도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반대로 달성하지 못 할 경우 야권분열만 초래했다는 비판으로 정치생명에 위기가 닥친다.
국민의당에 최소 20석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지역은 호남이다. 호남에서 더민주와 경쟁 성적에 따라 전체 의석수가 좌우된다. 안 대표가 주말 동안 전북과 광주 일대를 돌며 선거 지원에 집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호남 의석수 전체 석권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 대표에게 서울 노원병에서 재선 여부도 중요한 과제다. 만일 국민의당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달성한다고 해도 안 대표가 지역구에서 패하면 그의 입지는 좁아진다. 특히 여당 후보에게 패할 경우, 야권분열로 인해 상대 당에 어부지리를 줬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금남시장에서 정호준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