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사물인터넷(IoT)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이를 접목한 스마트 제품 시장에 대한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이 분야에서 국내보다 한 발 앞서있는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관련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간한 '해외 IoT 접목 스마트 제품의 성공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20년 국내 IoT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3%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 성장률은 26%로 추정됐다.
그러나 절대적인 규모로 보자면 한국은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의 IoT 시장 규모는 2015년 2조7040억원에서 2020년 17조76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세계 시장은 2920억달러(약 337조원)에서 1조350억달러(약 1196조원)로 늘 것으로 전망됐다.
자료/한국무역협회
스마트 제품 시장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액센츄어의 국가별 IoT 구현 점수에 따르면 한국은 52.2점으로 미국(64점), 영국(55점), 일본(54.4점), 독일(54.3점)에 모두 못미쳤다.
이에 보고서는 해외의 IoT 접목 스마트 제품 접목사례 분석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시장 확대 전략 5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로는 고객에게 필요한 사물을 연결하라는 점이다. 스마트 시장이 아직 대중화 초기 단계임을 고려해 극소수의 고객을 목표로 하기보단 의미 있는 단위로의 고객 세분화를 통해 일정 규모 수준의 시장을 확보하라는 조언이다.
주인과 거리가 멀어지면 자동으로 잠기는 캐리어를 개발한 미국의 '블루스마트 캐이온'이 대표 사례로 소개됐다. 센서와 통신기기 부착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가방의 원격 잠금, 위치 추적 및 무게 확인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당초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5만 달러를 조달코자 했으나 최종적으로 100만달러를 모금했다.
두 번째는 나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상시 수집된 개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개인인터넷(Internet of You)를 실현하라는 설명이다. 아침마다 바리스타 커피를 추천하고 만들어주는 커피머신인 홍콩의 '아리스트카페머신', 환자의 심박수를 측정하고 의사와 연결해주는 심전도 모니터링 기기인 핀란드의 '비트투폰' 등이 대표작으로 언급됐다.
세 번째 전략은 다른 기술과 인프라의 결합으로 스마트에 스마트를 더하라는 것이다. IoT 외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는 부가적 기술 적용으로 제품 가치를 높이고 선제적 인프라 조성으로 제품 확대 기반을 마련하라는 말이 이어졌다. 구조·수리 등 다양한 스마트 자동차 서비스와 연동되는 블랙박스를 만든 중국의 루바오 박스가 그 전형이다. 이 제품은 현재 중국에서 '차량인터넷(IoV)' 실현 촉매제로 주목받고 있다.
네 번째는 호환성을 높여 기존 제품의 스마트화를 유도하라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에어컨을 원격제어해주는 컨트롤러, 가방이나 칫솔 등 어디에나 부착 가능한 집안사물 모니터링 기기 등이 우수 사례로 제시됐다.
마지막 전략은 고객에게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최대 8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조명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한 미국의 인라이티드 스마트 센서, 블랙박스로 운전자를 평가해 보험료를 책정하는 보험 상품을 내놓은 영국의 말마레이드 보험 등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경제적 보상을 제공해 스마트 제품만의 가치를 확보하라는 조언이다.
국제무역연구원 김보경 연구원은 "스마트 제품은 데이터 대상의 구체화, 호환성 강화 및 질적 가치 제고 측면을 고려한 데이터 중심의 접근법이 중요하다"며 "보안에 대한 신뢰성 확보가 제품 경쟁력의 중요 요소로 부각될 것도 주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