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국내 기술로 개발된 고속열차 해무가 해외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지난 2004년 KTX가 국내 운행을 시작할 당시 프랑스 기술에 의존해야 했던 것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과다.
6일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철도기술연구원은 대전에서 광명까지 138㎞ 구간에서 고속열차 해무 시승행사를 열었다. 해무는 지난 2007년 동력분산식 차세대 고속열차 실용화를 목표로 개발이 시작됐다. 동력분산식이란 동력 추진장치가 각 객실에 분산 배치된 형태를 의미한다. 기존 KTX와 KTX산천의 동력 추진장치가 열차 앞과 뒤의 차량에 집중 배치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해무 개발에는 정부 153억7000만원, 민간 30억7000만원 등 총 184억4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김석원 철도연 고속열차연구팀장은 "KTX산천을 통해 동력집중식 고속열차와 함께 해무 개발로 동력분산식 기술도 보유한 국가가 됐다"며 "수요자가 원하는 고속열차를 국내 기술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무는 2013년3월 실시된 시험운행에서 최고속도 421.4㎞/h를 달성해 독일, 프랑스, 일본과 대등한 기술력을 입증했다. 해무의 최고속도는 430㎞/h로 설계됐다. 다만 이날 시승행사에서는 앞서 운행되고 있는 KTX와의 거리 등을 고려해 최고속도 303㎞/h로 운행됐다.
해무의 또 다른 특징은 동력 추진장치의 분산 배치로 KTX보다 객실 공간이 넓고 수송인원이 많다는 점이다. 실제 KTX산천 8량에는 410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지만, 해무에는 동일한 규모에 533명의 승객이 탈 수 있다. 김 박사는 "해무는 열차 차량 1쌍의 바퀴가 레일면에 미치는 무게인 축중이 13톤으로 KTX보다 감소해 레일이나 교량 등 인프라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있다"고 말했다.
현재 해무는 무사고 누적주행거리 12만㎞를 돌파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부전과 순천을 잇는 경전선 준고속열차 구매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해무 제작사인
현대로템(064350)과 한국철도공사가 가격 협상을 마무리하면 2020년 정도에는 실제 운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해무는 해외 수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특히 터키,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김 팀장은 "중국, 독일, 프랑스 등은 고속열차를 수출하면서 기술이전을 해주지 않지만 한국은 기술이전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기 원하는 나라들이 많아 수출에 대한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철도연은 해무 개발을 통해 향후 20년간 경제적인 생산유발효과 약 11조원, 고용유발효과 약 4만명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부가가치유발효과도 약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해무.사진/서영준 기자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