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최근 울트라건설 M&A 본계약을 체결한 호반건설이 이번에는 두 번째 매각에 나서는
동부건설(005960) 인수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호반건설이 울트라건설에 이어 동부건설까지 인수하게 될 경우 시공능력평가 '톱 10' 진입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동부건설 인수의향서(LOI) 제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간사는 삼일회계법인과
현대증권(003450)이다. 매각주간사 측은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를 선정한 뒤 오는 11일부터 예비실사를 거쳐 내달 10일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회사채 상환 압박에 2014년 12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동부건설은 시평 25위의 중견건설사로, 법정관리 중인 건설사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회사로 평가된다. '센트레빌'이라는 주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토목과 플랜트 사업까지 아우르는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부건설은 지난해 매출에서 공공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87.5%로 매우 높은 편이다. 수주잔고 중 공공공사 비중은 더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액 9249억원 중 97%인 8968억원이 공공공사 수주액이다.
국내 주택사업을 주로 진행해 온 호반건설이 관심을 나타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6년 처음으로 시평 100위권에 진입(86위)한 호반건설은 8년 만인 2014년 15위에 랭크되면서 국내 유력 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뿐만 아니라 주택 브랜드 '호반베르디움'을 필두로 연간 1만가구 안팎을 공급하면서 최근 이어지고 있는 분양시장 호황을 주도하며 인지도도 많이 높인 상태다.
하지만 높아진 인지도와 시평 순위, 사업 규모에 비해 편중된 포트폴리오는 회사의 약점이란 지적이 많았다. 실제 회사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주택 사업으로 올리고 있으며 공공 부문, 특히 토목에서는 실적이 미미한 수준이다. 또 수요자들의 심리에 의해 좌우되는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주택 부문에만 의존하다보면 자칫 장기침체로 빠질 우려도 있는 만큼 다양한 활로를 확보할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앞서 울트라건설 M&A 본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런 지적과 궤를 같이 한다. 울트라건설은 2014년 기준 매출의 82%가량을 도로와 터널공사 등 공공공사로 달성한 만큼 토목공사에 강점이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주력 사업인 국내 주택을 비롯해 공공토목, 플랜트까지 아우를 수 있는 대형건설사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이들 3개사의 시평액을 단순 합산할 경우 그 규모가 총 4조231억원(지난해 기준)으로, 10위인
현대산업(012630)개발(3조9203억원)보다 우위에 서게 된다.
다만 예상 매각가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동부건설의 적정가격은 2100억~2300억원 수준인데, 앞서 울트라건설의 매각가가 200억원 안팎이었던 데다가 비슷한 규모의 경남기업도 곧 매각작업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파인트리자산운용과의 M&A 협상 결렬 역시 가격차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풍부한 자금력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킨다. 지난해
금호산업(002990)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6000억원을 제시했을 정도로 자금력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인수 의지만 있다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울러 동부건설의 보유 지분들도 호반건설을 유혹한다. 500억원 규모의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부하이텍(000990) 지분(10.17%)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부건설이 상장사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호반건설 계열사 가운데 아직 상장사가 없는데다 울트라건설 역시 앞서 법정관리 중에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된 상태다. 결국 상장사인 동부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증시에 첫 발을 내딛는 셈이며 이를 통한 자본조달 역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9개사가 LOI를 접수한 것으로 확인은 되지만, 동부건설이 상장사다보니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어떤 업체나 FI(재무적투자자), SI(전략적투자자)들이 제출한 건지 확인이 안 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도 "호반 측 사업구조가 편중돼 있는 만큼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울트라건설 인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호반건설이 동부건설 인수에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광교신도시 호반베르디움 6차' 공사 현장. 사진/호반건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