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008770)의 해외 면세점 점포가 하나같이 적자를 기록하며 깊은 부진에 빠져있다.
해당 기업들은 사업 초기 투자비용에 따른 것이라는 해명이지만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에 진출한 면세점은 이미 사업 4~5년차에 들어섰음에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7일 호텔롯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이 2012년 오픈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스카르노하타공항과 시내면세점은 지난해 47억7600만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32억6000만원)보다 더 악화된 성적표다.
롯데면세점 측은 아직 사업 초기단계인 해외점포는 투자비용이 많아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해명이다. 통상 해외 면세점은 임대료와 인테리어, 초기 상품 재고 비용 등을 고려해 오픈 후 2~3년간은 적자를 각오하고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롯데면세점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공항점은 2012년 1월, 시내면세점은 2013년 6월에 각각 매장을 오픈해 이미 4~5년차에 들어섰다. 현지 법률상 인도네시아는 면세점 허가를 3년마다 갱신해야 하는데, 벌써 두번째 사업권 갱신을 앞두고 있는 롯데면세점의 적자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매출액 역시 공항과 시내면세점을 합쳐도 171억6300만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자카르타의 경우 아직 현지인들에게 생소한 시내면세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다 보니 비용이 많이 소요돼 흑자전환이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자카르타 면세점은 2017년, 괌은 2018년부터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텔신라의 해외 면세점 실적도 저조하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은 지난해 무려 601억3490만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 900억원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4275억원으로 3.75배 성장했지만, 당기손실액은 오히려 210억원 불어났다.
특히 2013년 1월 오픈해 이미 4년차에 들어선 호텔신라의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은 흑자전환을 바라봐야 할 시기에 오히려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다.
이에 대해 호텔신라 측은 그동안은 일부 브랜드 매장만 소규모로 운영해왔고 정식 면세점의 구색을 갖춘 것은 지난해부터였기 때문에 적자는 당연하다는 해명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2014년까지는 10평 내외의 '보테가 베네타'와 '프라다' 브랜드 매장만을 운영했고, 당시 말레이시아 항공기 사고 여파로 지난해 싱가포르 관광객이 감소했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계와 화장품·향수 등의 MD 구색을 갖춰 정식으로 그랜드 오픈한 것은 지난해 2월"이라며 "올 들어 창이공항 내 기존 면세점 사업자들보다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어 이르면 올해 하반기 안에 일부 점포를 중심으로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스카르노하타공항에 입점된 롯데면세점의 모습. 롯데면세점은 2012년부터 이곳에 점포를 열고 영업 중이다. (사진제공=롯데면세점)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